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이후 컨테이너선 절반 우회 택해

입력 2023-12-29 10:26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이후 컨테이너선 절반 우회 택해
전주 대비 2배 증가…전세계 선복량의 18% 해당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정기적으로 통과하는 컨테이너 선박의 절반가량이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위협 때문에 현재 이 항로를 피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신 자료를 인용,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물류관리 회사 플렉스포트에 따르면 컨테이너 430만 개를 운반할 수 있는 컨테이너선 299척이 홍해로 예정됐던 항로를 변경했거나 변경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보다 약 2배 증가한 수치로, 전 세계 선복량의 약 18%에 해당한다.
스위스 화물 운송업체 쿠네 + 나겔 인터내셔널 집계 자료도 27일 현재 500만 개의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는 364척의 선박이 아프리카 주변으로 경로를 변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2월 22일의 314척에 비해 늘었다.
많은 선박이 우회를 택했지만 홍해 통과를 강행하는 선박도 있다.
A.P. 몰러-머스크 A/S가 운영하는 컨테이너선 10척을 포함해 15척이 홍해 항로를 유지하고 있거나 최근 우회 계획을 포기했다.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는 "가능한 한 빨리" 홍해 통과를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하팍로이드 AG는 상선 보호를 위한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함대 출범 이후에도 홍해 항로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를 통하지 않고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하면 운항 기간이 25% 더 걸린다.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신발과 음식, 석유에 이르기까지 모든 품목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을 공격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과 직접 관련이 없는 선박도 표적이 된다는 분석이다.
일부 선박은 이 항로를 이용하면서 이 전쟁에 중립적이라는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 탱커트랙커스와 블룸버그가 집계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컨테이너선 2척과 유조선 1척이 이 수로를 통과하며 이스라엘과 접촉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3척 모두 이전에 러시아에 기항한 적이 있다.
28일 공개된 클락슨 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12월 22일부터 26일 사이 홍해 남부 아덴만에 도착한 선박은 상반기 평균에 비해 40% 감소했다. 컨테이너선은 87%, 유조선은 약 30%, 자동차 운반선은 25% 줄었다.
수에즈 운하 통과 선박 수도 비슷하게 줄었다. 남쪽으로 향하는 선박의 경우 이 기간 약 45% 감소했다.
플렉스포트는 수에즈 운하의 공격 위험과 파나마 운하의 가뭄으로 해상 교통이 제한되면서 최악의 경우 전 세계 물동량이 20%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함대가 후티 반군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차단했지만, 이런 전략은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리스크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어 해운 보험료도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 수석 지리 경제 분석가 제라드 디피포는 "다국적 함대가 군사적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주요 해운사가 홍해 통과를 재개하도록 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후티 반군의 공격이 오래 지속되면 미국은 더 공격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압박을 받겠지만 이는 확전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satw@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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