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배후에서 지원해 온 이란이 자국에서 적발된 이스라엘 정보기관 공작원 4명을 사형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과 연관된 파괴공작팀 구성원 4명이 이날 아침 법적 절차에 따라 처형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들은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 간부의 지시하에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를 대대적으로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16일에도 모사드 등에 기밀정보를 넘긴 혐의로 붙들린 남성에 대
한 사형을 집행했다.
또 작년 4월 이란을 방문했다가 구금된 스웨덴 국적의 유럽연합(EU) 외교관 요한 플로데루스도 이달 중순 이스라엘과 연계된 간첩이란 혐의로 구속기소해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란은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최소 576명을 사형에 처했다.
이는 단일 국가로는 중국 다음으로 많은 숫자라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이란은 역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른바 '저항의 축'이란 이름으로 중동의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을 결집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꾸준히 충돌을 빚어왔다.
올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 등 1천200여명을 살해하고 수백명을 인질로 끌고 간 이후에도 하마스를 두둔하며 이스라엘, 미국과 각을 세워왔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빌미 삼아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무력도발에 나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나 홍해에서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 중인 예멘 후티 반군 등도 저항의 축의 일원으로 꼽힌다.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에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들이 현지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런 사건들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이란은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