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군·장비조달 '집중 표적'…"리상푸 전 국방부장 해임과 관련"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반(反)부패 표적'인 군 고위 간부 9명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의원직을 박탈하면서 사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는 전날 상무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장전중(張振中)과 장위린(張育林), 라오원민(饒文敏), 쥐신춘(鞠新春), 딩라이항(丁來杭), 뤼훙(呂宏), 리위차오(李玉超), 리촨광(李傳廣), 저우야닝(周亞寧) 등 9명을 전인대 대표 직무에서 파면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연합조보와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들 9명이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 발전부와 해군, 공군, 로켓군 소속 전인대 대표였다고 설명했다. 전인대 대표직 상실은 특히 전략 미사일·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과 장비 발전(조달) 부문에 집중됐다.
장전중은 로켓군 부사령원과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중장), 장위린은 국방과학기술대학 교장과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 부부장, 라오원민은 장비발전부 부부장, 쥐신춘은 남해함대 장비발전부장·부사령원과 남부전구 부사령원 겸 해군 사령원을 각각 지낸 인물로 전해졌다. 딩라이항은 공군 사령원(상장·대장급)이었다.
로켓군 사령원(상장)을 지낸 리위차오·저우야닝을 비롯해 로켓군 부사령원 겸 참모장을 역임한 리촨광, 로켓군 장비발전부장을 거친 뤼훙이 모두 대표직을 박탈당했다.
커우젠원 대만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센터 주임은 "이번에 파면된 군 전인대 대표들은 대부분 기술 분야 관리고, 로켓군과 장비 조달 라인에 집중돼있다"며 중국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가 올해 7월 개시한 조달 관련 부패·범죄 신고 접수의 연장선상이라는 설명을 제시했다.
실제로 중앙군사위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로켓군 수뇌부가 대거 물갈이·구속됐고, 2017년 장비발전부장을 지낸 리상푸 전 국방부장이 8월 말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10월 전격 해임되기도 했다.
커우 주임은 "리상푸의 낙마는 이번 인사들의 파면과 관련이 있고, 인민해방군이 큰 사건을 적발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번 사건이 어디까지 연루될지 현 단계에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부패 사정은 이달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지난 27일 주석 회의를 통해 우옌성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그룹 회장 겸 당 서기, 류스취안 중국병기공업그룹 회장 겸 당 서기, 왕창칭 중국항공우주과학공업그룹 부회장 등 군수 분야 '거물' 3명의 위원 자격을 박탈했다.
홍콩 명보 등 중화권 매체들은 세 사람 모두 항공우주 분야 출신이라는 점에서 로켓군의 부패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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