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49일 만에 등 떼밀려 나간 영국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서훈 대상자 추천권을 행사해서 야당 등의 비난을 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30일(현지시간) 트러스 전 총리가 추천한 서훈 대상자 11명을 발표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이 중 3명은 종신 귀족 및 상원의원이 된다.
영국은 퇴임하는 총리에게 서훈 대상자를 추천할 권리를 준다. 그러나 일각에선 트러스 전 총리가 정치·경제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하고 역대 최단기간 재임한 점을 감안해 추천권 행사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이날 정부가 트러스 전 총리 추천 명단을 찰스 3세 국왕의 새해 훈장 수여자 명단과 같은 날 발표한 것을 두고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라는 의혹이 나왔다.
영국에선 정례적으로 여름과 연말에 국왕의 훈장 수여 대상자 명단이 발표된다.
트러스 총리 추천 명단에는 동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주의자, 후원자, 보좌관들이 포함돼있다.
스카이뉴스는 미니 예산안을 발표한 쿼지 콰텡 전 재무부 장관 등 트러스 내각 주요 인사들이 빠진 것이 놀라운 점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보수당이 경제를 망친 데 따른 대가를 치르고 있는 노동자들의 얼굴을 때리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자유민주당은 "실패한 동료들을 보상하는 뻔뻔한 행동은 이를 막지 못한 수낵 총리의 유약함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트러스 전 총리는 작년 9월 취임했으나 50년 만의 최대 규모 감세안이 담긴 '미니 예산' 발표 후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경제위기 우려마저 나오자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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