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연말연시를 맞아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뭇매를 맞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6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세인트 크루아 섬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함께한다.
미국의 크리스마스 이후 새해까지 이어지는 연말 휴가 기간 통상적인 휴식이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연말을 맞아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에 몰려드는 난민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다시 고조하는 상황과 연계해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하원 법사위원장인 공화당 짐 조던은 성명을 통해 "남쪽 국경이 위기인데 조 바이든은 버진 아일랜드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고, 톰 티파니 하원의원도 "불법 이민자들에 의해 남쪽 국경이 침범당하는데도 바이든은 또다시 휴가에 올랐다"고 직격했다.
앤디 빅스 하원의원은 "우리 남쪽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 무리가 몰려들고 있는데 조 바이든은 카리브해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며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극좌가 항상 원해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이 같은 공격의 배경에는 내년초 예정된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안보 예산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공화당의 노림수도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고갈을 여러 차례 경고하며 연말까지 긴급 안보 예산을 처리해야 한다고 의회를 압박해 왔지만, 국경 예산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당적을 막론하고 워싱턴 DC를 벗어난 미국 대통령의 휴가가 야당의 비판을 받는 자체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조지 W. 부시를 비롯해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모두 휴가를 놓고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렸다.
전임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골프 사랑'으로 임기 내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모두 261회 골프 라운딩을 즐겼으며, 대부분 게임이 자신 소유 골프장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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