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안보수장은 테헤란서 후티반군 대변인과 회동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영국이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위협하는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후티 반군의 고속단정 여러 척을 격퇴하며 첫 교전을 벌인 데 이어 서방의 군사적 대응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31일(현지시간)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부 장관을 인용해 영국이 후티 반군을 겨냥한 공습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섑스 장관은 이 매체 기고에서 지난 12월 초 자국 구축함 HMS 다이아몬드도가 홍해에서 상선을 겨냥한 드론 한대를 격추한 것을 언급하면서 영국은 기꺼이 직접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이 홍해 항행의 자유에 대한 위협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후티 반군에 오판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텔레그래프는 미국과 영국이 후티 반군에 최종 경고를 보내는 공동 성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는 이르면 1월 1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군 중부사령부는 31일 오전 홍해에서 컨테이너선 '머스크 항저우호'를 공격한 후티 반군의 고속단정 4척 중 3척을 헬기로 침몰시켰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이 교전으로 최소 10명의 후티 반군이 죽고 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 외무장관에게 이란도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벌이고 있는 공격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과 아랍권 알아라비야 방송 등에 따르면 캐머런 장관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한 통화에서 이란이 후티 반군을 오랫동안 지원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책임이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밝혔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이번 통화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의 '이중 잣대'를 비판했다고 이란 국영 매체가 전했다.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홍해에서 시온주의(유대인 민족주의 운동) 선박을 막는 것이 이 경제수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스라엘 정권이 가자지구에서 여성과 어린이 대학살과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해당 지역에 불을 지르는 것이 허용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이스라엘의 어떤 공격에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에 대응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를 공격하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란의 국내외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알리 아크바르 아흐마디안 최고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은 이날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후티 반군의 모함메드 압둘살람 대변인과 회동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전했다.
IRNA 통신은 양측이 상호 관심 사안과 지역 안보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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