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관·통신 케이블 등 훼손 잇따르자 협력 강화…'회색지대 공격'에 대응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최근 발트해 일대에서 해저 기반 시설 훼손이 잇따르자 유럽 10개국이 이를 막기 위한 군사적 협력을 강화한다.
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유럽 합동원정군(JEF)은 최근 주요 해저 기반시설 보호에 군사적 기여를 하기 위해 영국 지원함 '마운츠 베이' 등 함정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JEF에는 영국,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네덜란드 등 유럽 10개국이 참여한다.
이번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이 소위 하이브리드, 회색지대 전쟁에 대응해 어떻게 방위를 강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회색지대 전술 또는 공격은 실제 무력 충돌이나 전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정도의 모호한 수준으로 저강도 도발을 지속해 안보 목표를 이루려는 전술을 의미한다.
기반 시설 파괴나 사이버 공격, 허위 정보 유포 활동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핀란드 해군 대령 미코 락코넨은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은 적들이 발트해를 지나는 수천 ㎞의 가스관과 통신 케이블을 파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원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초 발트해에서는 두 개의 해저 케이블과 한 개의 가스관이 훼손됐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당국은 해저 시설 훼손 당시 해당 지역에 있던 중국 선박 '뉴뉴 폴라베어'를 의심하고 이에 초점을 맞춰 수사했다.
하지만 이 선박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대신해 하이브리드 공격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내놓지 못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유럽 각국에서는 2022년 9월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에서 파괴 공작에 의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이후 해저 기반 시설 공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을 계기로 이미 중요 해저 기반 시설 조율 기구를 설치했다.
이 기구는 민간 기업과 각국 정부, 나토의 해저 기반 시설 보호에 관여하는 다양한 관계자들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기구를 이끄는 독일 중장 한스-베르너 비에만은 목표 중 하나는 중요 기반시설 주변의 수상한 행위와 위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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