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36시간 휴전 선언…실제로는 포격 이어져 '무색'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12월 25일이 아닌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하는 러시아가 올해엔 '성탄 휴전'을 선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의장은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렌타.루'에 "성탄 휴전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부터 크리스마스를 서방과 같은 12월25일로 바꿨다는 게 이유다. 자바로프 부의장은 크리스마스 휴전을 하지 않는 이유로 "그들은 성탄을 정교회가 아닌 가톨릭식으로 기념하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교회 영향으로 율리우스력을 따라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해왔으나 러시아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성탄절을 12월25일로 바꿨다.
자바로프 부의장은 "그들이 제안한다면 우리는 짧은 기간의 휴전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탄 휴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나 휴전 가능성이 작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교회의 성탄을 하루 앞둔 1월 6일 낮 12시부터 7일 밤 12시까지 36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군사작전을 금지한다며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새로운 침략을 준비하려는 구실을 만들었다"고 비판했었다.
지난해 성탄 휴전 선언이 허울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6∼7일 우크라이나 발전 시설이나 도심 등 곳곳에서 포격 피해가 보고됐기 때문이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최근 벨고로드의 민간인들이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피해를 봤다는 점에서 올해에는 휴전을 제안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렉세이 주라블례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벨고로드 비극으로 확인된 것과 같이 우크라이나 현 정부와는 어떤 협상도 해서는 안 된다"며 휴전 제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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