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 사법당국이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겼던 전직 알제리 국방장관이 최근 사망했다.
스위스인포 등 스위스 언론은 알제리 전 국방장관 칼레드 네자르가 지난달 29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86세로 숨졌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네자르의 죄책을 묻기 위해 스위스에서 진행되던 사법절차도 중단된다.
스위스 연방검찰은 네자르가 1992년부터 1994년 사이 알제리에서 정부군이 민간인에 대해 저질렀던 반인도적 범죄 11건의 배후라고 판단하고 그를 작년 8월 연방형사재판소에 기소했다.
살인과 고문, 중대 성폭력, 주민 강제추방 등을 아우르는 반인도 범죄는 전쟁범죄 및 집단살해 등과 함께 사법 분야에서 보편적 관할권이 인정되는 범죄다. 범인이 속한 나라뿐 아니라 개별 국가가 사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뜻이다.
알제리는 군부의 지원을 받은 알제리 정부와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인 이슬람구국전선(FIS) 측 반군 세력 간 무력 분쟁으로 1992년부터 10년 가까이 내전 상태에 있었다.
정부군은 반정부 세력을 근절하겠다는 명분으로 민간인들에게 집단살해와 납치, 고문 등 잔혹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전 과정에서 반군과 정부군에 의해 사망했거나 실종한 사람의 수가 10만∼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자르는 기소된 후에도 알제리에 머물며 스위스 사법절차에 대응하지 않았다. 그는 기소 당시 변호인을 통해 자신이 반인도적 행위를 명령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