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전문가 "5∼10년 후 물러날 수도"…가디언지 칼럼 "양위가 명백한 답"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덴마크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깜짝 양위를 발표하면서 영국 찰스 3세 국왕에게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83세인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작년 말 TV 생방송으로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올해 1월 14일 퇴위하고 왕위를 큰아들인 프레데릭 왕세자(55)에게 넘긴다고 밝혔다.
영국 대중지인 데일리 메일은 2일(현지시간) '찰스 3세가 덴마크 여왕을 따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온라인판 기사에서 왕실 전문가들은 75세인 영국 국왕이 5∼10년 후 물러나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왕실 전기 작가 필 담피어는 "찰스 3세가 덴마크 여왕의 결정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왕실의 미래를 지키고자 한다면"이라고 말했다.
담피어는 "5∼10년 후에 찰스 3세가 건강이 안 좋아질 경우 양위를 고려할지, 혹은 그저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아직 젊을 때 넘기는 게 좋다고 여길지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현재 41세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 또한 가까운 사이인 프레데릭 왕세자 부부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자기들의 미래도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아들 부부의 파경을 막고 왕실을 살리기 위해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고 본다고 텔레그래프지가 전했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스페인에서 멕시코 배우와 시간을 보낸 모습이 공개되며 외도설이 퍼졌다.
여왕은 지지율 85%인 왕세자빈이 왕실의 훌륭한 자산이며, 그를 잃는 것은 재앙이라고 여긴다고 담피어는 설명했다.
영국 더 타임스지는 영국과 덴마크의 왕세자빈이 닮은 꼴이라고 비교했다.
나이는 덴마크 왕세자빈(51)이 영국 케이트 왕세자빈(41)보다 10살 많지만 둘 다 키가 크고 화려하며 중산층 출신이라는 조건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 국민의 호감을 사고 있고 왕실 임무를 안정적으로 해낸다고 평가했다.
덴마크 왕세자빈은 스코틀랜드에서 호주로 이주한 부모 밑에서 태어났으며, 2004년 결혼해서 네 자녀를 두고 있다.
방송인 사이먼 젠킨스는 2일 가디언지에 게재된 '찰스 3세는 덴마크 사례를 따라야 하고, 언제 물러날지 말해줘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아예 양위가 명백한 답이라고 썼다.
젠킨스는 "국가 원수는 인형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존재여야 한다"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경우에도 재작년 즉위 70주년 때 양위 얘기가 조용히 나왔지만, 여왕의 인기에 묻혔다고 전했다.
젠킨스는 "찰스 3세는 오랜 기다림 끝에 통치할 자격을 얻었지만 그렇다고 죽을 때까지는 아니다"라며 "그에겐 잘 훈련받고 임무에 적합한 후계자 윌리엄 왕세자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전 여왕 퇴위는 큰 환영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군주제를 더 강력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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