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진화' 성과 남기고 물러나는 최정우…차기 회장 윤곽은?

입력 2024-01-03 17:12  

'포스코 진화' 성과 남기고 물러나는 최정우…차기 회장 윤곽은?
후보추천위, 내부 후보 8명 선정…최정우 현 회장은 명단에 없어
'종합소재기업 변모' 등 성과로 한때 3연임 관측도…결국 '퇴진'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정탁 포스코인터 부회장 등 하마평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3연임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3일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오는 3월 최 회장 퇴진 후 어떤 인물이 포스코그룹의 지휘봉을 넘겨받게 될지도 주목된다.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3일 제4차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후추위) 회의를 열고 내부 후보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벌여 '평판 조회 대상자' 8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8명' 가운데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후추위는 확인했다.
재계에서는 최근까지도 최 회장의 재임 중 성과를 들어 '3연임 도전'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이날 후추위 발표로 이 가능성은 사라졌다.

◇ 5년반 포스코 이끈 최정우…'사업구조 전환 성공' 평가
지난 2018년 7월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해 현재 5년 6개월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잔여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최 회장은 재임 기간 이차전지 등 소재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포스코그룹을 전통적 철강사에서 종합소재 기업으로 변모시키며 성공적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포스코가 꾸준히 육성하려 한 비철강 사업을 발전시켜 이차전지 소재 및 원료, 에너지, 곡물 사업 등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낸 것에 대해 포스코 안팎에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그룹의 미래 신성장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로 '미래기술연구원'을 신설하고, 인공지능(AI), 이차전지 소재, 수소·저탄소 에너지 등 3개 분야 연구소 체제에 시동을 걸었다.
기본 사업인 철강 분야에서도 탄소중립 감축 목표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 환원 제철 공법 개발에 나서는 등 친환경·미래 경영으로 2022∼2023년 2년 연속으로 세계철강협회가 선정하는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로 뽑히기도 했다.
'재계 6위'였던 포스코가 지난해 '재계 5위'로 도약한 것도 최 회장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



◇ 국민연금공단 이의제기 후 힘 실린 '최정우 퇴진론'
포스코 내부에서도 최 회장의 3연임 도전에 긍정적인 기류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종료 3개월 전에는 연임 도전 또는 퇴임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사규에 따라 작년 말부터 최 회장의 진퇴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으나, 막상 본인은 철저히 함구했다.
이를 두고서는 최 회장이 '레임덕' 방지를 위해 의사 표명을 자제하는 것이라는 해석과 자기 영향력이 미치는 사내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맞섰다.
지난해 12월 11일 최 회장이 포스코홀딩스 주식 700주를 장내 매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3연임 도전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통상 퇴임 전 CEO들은 자사주를 파는 사례가 많은데 최 회장의 경우 반대라는 것이다.
아울러 새해 첫 근무일인 전날에도 5천400자가 넘는 장문의 신년사를 내고 새해 그룹의 사업별 중점 추진사항을 조목조목 제시했다는 점에서 '3연임 도전' 관측에 힘이 실렸다.
최 회장의 재임 중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의 퇴진을 예상하는 전망도 그동안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가 문재인 정부 때 취임했으며 2000년 포스코 민영화 후 최초로 정권 교체 후에도 온전히 임기를 마치는 회장이 된다는 것이 주된 근거였다.
재계 5위 포스코의 수장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경제사절단에 매번 빠지는 등 최 회장과 현 정부 간 불편한 기류가 있었던 점 역시 퇴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국민연금공단의 이의 제기가 사실상 '정부의 최 회장 3연임 도전 견제'로 해석됐다.
국민연금공단의 문제 제기는 지난해 12월 새 지배구조 개선안에 따라 구성된 CEO추천위원회가 기존 이사진으로 채워지고 최 회장의 연임 도전 의사 표명 없이도 차기 회장 후보로 포함될 수 있는 만큼 최 회장의 3연임에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후 '최정우 퇴진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결국 최 회장은 이날 내부 후보에서 제외됐다.



◇ 후보추천위, 내부후보군 '함구'…후보군 압축작업 계속
이날 후추위가 발표한 차기 후보군 명단에 최 회장이 빠진 것이 자의에 의한 것인지 타의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최 회장은 3개월 뒤 포스코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다.
후추위는 이날 내부 후보군에 포함된 8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재계에서는 그룹 핵심인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을 비롯해 재무통인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후보에 들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후추위는 오는 8일까지 외부 인사를 대상으로 후보 추천을 받고 오는 17일 내외부 내·외부 후보군을 합친 20∼30명 규모의 '롱 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그룹 외부로 범위를 넓히면 본인의 부인에도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그룹 'OB' 중에서는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이 후보군에 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후추위는 이달 말 내외부 인사를 통틀어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압축해 '숏 리스트'를 작성한 뒤 다음 달 이를 '파이널 리스트'로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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