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껄끄럽던 수석부대표도 가세…"단결해서 트럼프 밀어야"
상원 의원들도 잇따라 지지선언…선거 앞두고 '마가 당원' 의식한듯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오는 15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필두로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가운데, 공화당 요인들이 잇달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하원 공화당 내에서 3번째 고위 인사인 톰 에머 원내 수석부대표는 새해 벽두인 3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원들은 그들의 무기고에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해 바이든(대통령)과 그의 실패한 정책들을 고수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썼다.
이어 "공화당원이 단결해서 우리의 분명한 선두주자를 지지해야 할 때"라며 "그것이 내가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후보)으로 자랑스럽게 지지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로써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 에머 하원 수석부대표, 엘리즈 스테파닉 공화당 의원단 의장, 리처드 허드슨 전국 공화당 의회 위원회 의장 등 하원 공화당 지도부 인사 5명이 모두 대선 후보로 트럼프 지지를 표명했다고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주목할 대목은 에머 수석 부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였다는 사실이다.
미네소타주에 지역구를 둔 연방하원 4선 의원인 에머는 2021년 1월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2020년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그 추종세력과는 척을 졌다.
그로부터 2년 9개월 후인 지난해 10월 에머가 당시 공석이던 하원의장직에 도전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세계화 지지자인 말로만 공화당원"이라고 규정하며 그에게 투표하는 것은 "비극적 실수일 것"이라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 에머 수석부대표까지 트럼프 지지 대열에 합류한 것은 경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율로 타 후보를 압도하고 있는 트럼프 대세론에 힘을 싣는 일로 풀이된다.
트럼프 극렬 지지층인 이른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들의 영향력이 2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개별 하원의원들의 의원직 유지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 상황이 의원들의 트럼프 지지 러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트럼프 지지세가 강했던 하원 공화당뿐 아니라 최근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진영에 가세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전날까지 연방 상원의 공화당 의원 49명 가운데 약 37%인 18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표명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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