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전쟁하면 제한·규칙 없는 싸움 할 것"
레바논 외무 "전쟁 휘말릴까 두렵지만 대응은 헤즈볼라의 몫"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북부 전선 준비태세 최고 수준"
(카이로·이스탄불=연합뉴스) 김상훈 김동호 특파원 =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을 폭격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서열 3위 인사가 숨진 데 대해 "우리가 침묵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나스랄라는 이날 TV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적이 레바논에 대해 전쟁을 벌이려 한다면 우리는 어떤 제한도, 규칙도, 구속도 없이 싸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와 전쟁은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우리와 전쟁하는 이는 누구라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함께 '저항의 축'으로 분류되는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정파다.
나스랄라는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른바 '알아크사의 홍수' 작전을 거론하며 "이스라엘은 약해졌다"고 말했다.
또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을 향해 "당신은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것이 신의 뜻"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 외곽의 하마스 사무실을 공습,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이자 하마스 전체 서열 3위로 평가받는 살레흐 알아루리를 포함해 총 6명이 사망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란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 행사에서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103명이 사망하는 등 새해 들어 중동 정세가 격랑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하루만인 지난해 10월 8일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로켓을 쏘며 전쟁에 개입해온 헤즈볼라가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해 레바논 정부는 자국이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선택은 헤즈볼라의 몫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압달라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은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국지전에 정말 가까워질까 봐 걱정이다 (헤즈볼라가) 대응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 암살에 대한 대응 여부는 헤즈볼라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레바논 접경지대를 방문한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내 느낌으로는 북부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군의 준비 태세는 매우 강력하다. 최고 수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모든 전선에서 준비가 잘 되어 있지만, 현재는 하마스와 전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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