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대출 어려워…올해 파산 증가세 지속 전망
국채금리 하락 기대감 과도?…이번주 인플레 지표에 촉각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의 법인과 개인 파산 신청이 지난해 18%나 늘었고 올해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는 아직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보다는 훨씬 적다.
파산정보 제공업체 '에픽(Epiq) AACER' 측이 3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법인 및 개인 파산을 포함한 총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 44만5천186건에 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수치는 전년도의 37만8천390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런 파산 신청 증가는 주로 높은 금리와 강화된 대출 기준, 팬데믹 시대 지원책의 계속되는 축소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중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법인 파산 신청은 지난해 6천569건으로, 전년도의 3천819건에 비해 72% 증가했다. 개인은 41만9천559건으로, 전년도의 35만6천911건보다 18% 늘었다.
파산 신청 건수는 올해도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파산 신청 건수 75만7천816건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에픽 AACER의 부사장인 마이클 헌터는 "팬데믹 지원책의 지속적인 축소, 자금 조달 비용 증가, 금리 상승, 연체율 상승, 사상 최고 수준의 가계 부채 등을 고려할 때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법인과 개인이 올해도 계속 늘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가계 부채는 지난해 3분기 말 17조3천억달러(2경2천700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만 팬데믹 직전 연체율보다는 여전히 낮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지난 2년 동안 기업과 가계의 금융 사정은 크게 악화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하반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금세기 초 이후 최고치로 치솟기도 했다.
한편, 새해 들어 미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 2일 약 290억달러(38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3일에도 거의 160억달러(21조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새해 초 이틀만에 450억달러(59조원) 넘게 조달에 나선 셈이다. 특히 지난 2일 293억달러(38조4천억원)의 채권이 판매되면서 지난해 9월 노동절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기업들이 새로운 경제 지표들이 발표되기 전에 강한 투자자 수요를 잡으려 하는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은행 바클리(Barclays)의 스콧 셜트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지난해 연말 국채 수익률의 하락이 과도하며, 이번 주 후반에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가 인플레이션 관련 서프라이즈를 보여줄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된 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에 대해 '골디락스(이상적인 경제 상황)' 연착륙 혹은 완만한 경기 침체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 얻을 수 없는 수익률을 얻기 위해 우량 채권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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