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결제 거부에 따른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피해도 산정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가 영국 에너지기업 셸에 극동 에너지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 지분 매각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실시 중인 감사를 보다 엄격히 진행할 방침이라고 3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정 외국 및 국제기구의 비우호적 행위와 관련한 연료·에너지 분야 특별 경제 조치 적용'에 관한 법령 개정안에 서명했다.
현재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후 사할린-2 프로젝트 철수를 선언한 셸에 지분 매각 대금을 지급하기 위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셸이 프로젝트 참여 기간 환경, 기술 등 분야에서 발생시킨 피해액을 산정해 지분 매각 대금에서 제하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법령 개정안에 따라 향후 감사에서 셸이 새 결제 시스템 도입을 거부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에 끼친 피해액도 산정할 방침이다.
앞서 2022년 6월 가스프롬은 독일로 연간 12억㎥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던 셸이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가스 대금을 결제하길 거부하자 계약 이행을 중단했다.
러시아산 가스 대금의 루블화 결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비우호국 구매자들을 겨냥한 푸틴 대통령의 조치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가스프롬은 성명에서 셸과의 계약 이행 중단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러시아 당국이 피해 금액과 법적 규범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 문제를 감사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4년부터 시작된 사할린-2 프로젝트는 극동 사할린주 북동쪽 해상에 있는 룬스코예 가스전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푸틴 대통령은 서방 제재에 대응하는 연료·에너지 분야 특별 경제 조치로 그해 6월 기존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자의 모든 권리와 자산 등을 인수할 새 러시아 법인을 만들도록 했다.
또 기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부 승인을 받아 새 법인 지분을 인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새 운영법인 지분은 가스프롬(50%+1주)과 기존 외국인 투자자인 일본 미쓰이물산(12.5%), 미쓰비시상사(10%) 등 3곳이 보유 중이다.
또 러시아 민간 가스 기업 노바텍이 러시아 정부 승인 하에 셸이 포기한 새 운영법인 지분 27.5%를 948억루블(약 1조4천억원)에 인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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