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퇴임하는 대통령에게 면책권을 부여하고 평생 거주할 부동산을 제공하는 법 개정안에 서명했다고 러시아 R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전날 서명한 '벨라루스 대통령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퇴임한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게 재임 기간 저지른 모든 범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또 퇴임한 대통령과 가족의 범죄와 관련해 어떠한 수사 절차와 구금 등 자유 박탈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퇴임한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재산을 보호받을 권리를 유지하고, 벨라루스 영토에 있는 국가 소유 부동산 중에서 무상으로 영구 거주지를 받을 수 있다.
RBC는 이러한 내용이 벨라루스 대통령 웹사이트에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벨라루스 인터넷 법률 정보 아카이브에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벨라루스 대통령 웹사이트에서는 이 개정안이 벨라루스 대통령 후보 요건 등을 규정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선거 전 최소 20년간 벨라루스에 영구 거주했으며, 외국 시민권이 없는 40세 이상인 사람이 후보로 나설 수 있다.
1994년 처음 취임해 30년 가까이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022년 2월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그는 2004년 동일인의 2차례 이상 대통령직 수행을 금지하는 헌법 조항을 삭제하며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으나 거세 반대에 부딪혀 2021년 말 동일인의 3 연임을 금지하는 개헌안을 발표했다. 이 조항은 2025년 대선에서 선출되는 새 대통령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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