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등 참석…890억원 즉시 지원·추가 대안 제시 촉구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산업은행은 5일 태영건설[009410] 주요 채권자들을 소집해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 시 확약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본점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추진과 관련해 5대 은행과 기업은행 주요 은행의 부행장 회의를 개최했다.
각 은행 담당자들은 태영건설 부실과 관련한 계열주의 책임, 자구계획의 내용과 이행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하고,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를 통해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계열주와 태영그룹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데에 공감했다.
채권단은 태영 측이 워크아웃 신청 시 제출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계열주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 해소를 최우선시했다며 실망과 우려를 표했다.
앞서 티와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중 1천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산업은행과 약속했지만, 확보한 자금 중 890억원을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이행분 890억원을 즉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태영그룹이 나머지 3가지 자구계획(에코비트·블루원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제공)에 대해서도 확약하고 이사회 결의 등을 통해 즉각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채권단은 계열주가 기존에 제시한 자구계획을 즉시 이행하고,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방안을 제시할 것을 워크아웃 개시의 기본 조건으로 내놨다.
산은은 "이 같은 기본 전제조건조차 충족되지 못한다면 제1차 협의회 결의일인 11일까지 75%의 찬성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며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로 인해 초래되는 모든 경제적 피해와 사회적 신뢰 붕괴는 계열주와 태영그룹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은행 관계자는 "기존 자구안 수준으로도 부족한데 그마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 채권단이 모두 이 같은 지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이 정도 자구안으로는 워크아웃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과 은행 등 채권단은 오는 8일 다시 만나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호 간 신뢰 형성이 안 된 거 같다"며 "'이 정도는 돼야 워크아웃이 성공한다'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 오는 11일까지 날짜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날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 측 자구 계획에 대해 "오너 일가의 자구 계획",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작심 비판한 바 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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