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65.7%↑…'돈 잔치' 비판에 연초부터 증액 기조
소상공인 이자 환급 등과는 별개…취약계층 다방면 지원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국내 5대 은행이 지난해 일제히 기부금 액수를 대폭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덕분에 사상 최대 이이을 거둔 은행들이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 속에 실적 개선 폭에 비례해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기부금은 지난해 2월 발표된 10조원 규모 '사회공헌 프로젝트'나 12월 발표된 2조원 규모 '소상공인 이자 환급'과는 별개로 각사가 자체 책정한 것이다.
◇ "수익 비례 기부"…'돈 잔치' '종 노릇' 비판 의식했나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해 지출한 기부금 총액은 4천110억원으로 2022년(2천480억원)보다 65.7%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의 수익 규모가 커짐에 따라 기부금을 포함한 사회공헌 활동 전반도 늘어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지난 2022년 423억원에서 지난해 1천89억원으로 무려 157.4%나 기부금을 늘려 눈에 띄었다.
같은 기간 다른 은행들도 예외 없이 두 자릿수의 증액률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627억원에서 918억원으로 46.4%, 농협은행은 598억원에서 856억원으로 43.1%, 신한은행은 408억원에서 705억원으로 72.8% 각각 늘렸다.
우리은행의 경우 2022년에는 하나은행이나 신한은행보다 많은 423억원을 기부했으나, 지난해 543억원으로 28.1% 증액하는 데 그쳤다.
5대 은행의 지난해 기부금 총액을 분기별로 보면 1분기 953억원, 2분기 1천억원, 3분기 847억원, 4분기 1천309억원 등이었다.
통상 연말 기부금을 늘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발언이 있었던 지난해 10월 이후 기부금 추가 증액이 이뤄진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전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예년보다 큰 규모의 기부가 이뤄진 것도 은행권을 겨냥한 연초의 '돈 잔치' 비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지난해 1분기에 연중 가장 많은 358억원과 352억원을 각각 기부했다.
신한은행은 1분기 25억원에 불과했던 기부금을 2분기 220억원으로 9배 가까이 늘렸고, 국민은행도 1분기 206억원을 2분기 281억원으로 증액했다.
우리은행은 1분기 12억원, 2분기 87억원, 3분기 130억원으로 점차 증액하다 4분기 314억원으로 종전보다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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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 기부금 액수 │
│ (단위: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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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KB국민 │ 신한 │ 하나 │ 우리 │NH농협│ 합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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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연간 │ 627│ 408│ 423│ 424│ 598│ 2,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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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분기 │ 206│ 25│ 358│ 12│ 352│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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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 281│ 220│ 216│ 87│ 19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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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 176│ 245│ 171│ 130│ 125│ 847│
│├────┼────┼────┼────┼────┼───┼───┤
││4분기 │ 254│ 214│ 344│ 314│ 18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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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918│ 705│ 1,089│ 543│ 856│ 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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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사 자료 취합
◇ 취약계층 지원에 초점…금융그룹 산하 재단 출연도 다수
주요 기부처는 은행마다 조금씩 달랐다.
5대 은행은 연례적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 기부 외에도 다양한 기부처에 돈을 보냈다. 지원 대상은 청소년과 어린이, 소상공인, 다문화가족 등이 총망라됐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기부금으로 아이들과미래재단 등과 협력, 청소년 지원 사업인 'KB Dream Wave 2030'을 이어왔다.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식료품을 구매해 인근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는 지역사회 상생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10년 넘게 매년 해오던 사업이다.
신한은행은 안전한 보육 환경 조성을 위해 어린이집안전공제회에, 전세 사기 피해자를 위한 무료 법률 구조 사업을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에 각각 기부했다.
아울러 산불 피해 복구와 예방 등을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위기 청소년 자립 지원을 위해 한국아동복지협회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공익재단의 어린이집 건립 사업, 하나금융축구단의 지역 사회 기반 축구단 운영 지원 등에 기부금을 지출했다.
혁신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하나파워온프로그램'도 가동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기부금으로 우리금융미래재단과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사회공헌 사업을 뒷받침했다. 구세군자선냄비본부 등에도 기부했다.
농협은행은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해 취약계층의 조기 상환을 지원했다. 구세군과 적십자사를 통해 재난·재해 피해 복구 지원 등에 참여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부 규모나 지원 대상에 관한 금융권 공동의 가이드라인은 없다"며 "각자 기부처를 찾아 내부 품의를 거쳐 기부금을 집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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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기부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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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아이들과미래재단, 대한│
││법률구조공단,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 전국재해구호협회, 삼성│
││서울병원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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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어린이집안전공제회, 한국아동복지협회, 대한적│
││십자사, 대한법률구조공단, 전국재해구호협회, 아이들과미래재단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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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하나금융공익재단, 하나금융축구│
││단, 하나미소금융재단, 하나금융나눔재단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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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구세군자선냄비본부, 어린이재단, 한국노인취약│
││지원재단, 우리금융미래재단, 우리다문화장학재단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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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구세군, 대한적십자사, 한국장학재단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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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사 자료 취합
yonhaphanjh@gmail.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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