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 채무 40조대 中 '그림자금융' 중즈그룹, 결국 파산 신청

입력 2024-01-06 20:57  

초과 채무 40조대 中 '그림자금융' 중즈그룹, 결국 파산 신청
베이징 법원 파산신청 수리…"자산, 모든 채무 상환하기에 현저히 부족"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초과 채무가 40조원대에 달하는 중국 '그림자 금융'의 상징 중즈(中植)그룹이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6일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은 전날 중즈그룹이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수 없고, 자산이 모든 채무를 상환하기에 현저히 부족하다"며 낸 파산 신청을 수리했다고 밝혔다.
중즈그룹은 작년 8월 중룽신탁 등 그룹 산하 4대 자산관리회사가 투자금 지급을 연기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다.
중즈그룹은 작년 11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사과 서한'을 통해 "심각한 초과 채무 상태로 인해 중대한 경영 리스크에 직면했다"며 지급 불능을 선언했다.
자산 심사 결과 자산 총액을 초과한 채무가 총자산의 두 배가 넘는 2천200억∼2천600억위안(약 40조4천억∼47조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후 그룹 핵심 관계자들이 공안에 잇달아 체포돼 수사받고 있다.
한때 자산 규모가 1조 위안(약 183조6천억원)에 달했던 중즈그룹은 중국 그림자 금융의 대명사로 불리며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처럼 신용을 창출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규제는 받지 않는 금융기업이나 금융 상품을 일컫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2020년 하반기부터 엄격한 규제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하자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중즈그룹에 이어 작년 12월 자산관리업체인 완샹신탁이 만기가 도래한 신탁상품 상환을 미뤄 문제가 됐다.
이를 두고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한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그림자 금융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작년 초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낮추면서 부동산 문제가 그림자 금융으로 전염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중국 부동산 문제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이 금융 안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와 능력이 있고, 문제가 발생하면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기 때문에 그림자 금융의 문제가 은행권 전반의 시스템적인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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