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망자 128명…연락 두절 195명…사상자 더 늘어날 수도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124시간 만인 6일 기적적으로 생환한 90대 여성은 무너진 주택 틈에서 빗물을 마시면서 살아남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6일 이시카와현 스즈시청에서 약 3㎞ 떨어진 목조 2층 주택.
1일 강진으로 무너진 주택 1층에서 90대 여성이 깔려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색 작업을 진행하던 경찰 구조대는 붕괴한 1층에서 한 여성의 왼쪽 다리가 폭 수십㎝의 작은 틈을 통해 대들보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 지원 요청을 받고 소방대원들도 출동했고, 경찰은 여성의 상반신, 소방대원은 하반신 부분의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제거해 나갔다.
재난의료지원팀(DMAT) 의사는 오후 5시께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성의 왼팔과 상반신이 겨우 보이고 희미하게 신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 의사는 "손을 잡았더니 반응이 있어서 '살아남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의사는 갑자기 잔해를 제거하면 여성 몸 상태가 급변할 수 있어서 링거를 투여하면서 체력 회복을 기다렸다.
구조대와 의료진은 모두 구조 중간중간 "힘내라"며 여성을 계속 격려했다.
90대 여성은 이날 오후 8시 20분께 지진 발생 만 5일을 넘긴 시점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이 여성은 발 부위에 부상은 있지만 구조 이튿날인 7일 아침에는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했다.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4시 10분 규모 7.6의 강진이 덮친 지 만 약 124시간 만에, 그것도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이라는 72시간을 52시간이나 넘겨 구출된 것이다.
일본은 1995년 한신대지진 때 지진 현장에서 72시간이 지나 구조한 피해자들이 탈수, 저체온증 등 문제로 생존율이 크게 낮아진 경험을 근거로 72시간을 지진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긴다.
여성을 구조한 구조대원과 의사는 무너진 건물 안에 몸이 들어갈 틈이 있었고 빗물을 마시면서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DMAT 의사인 이나바 모토타카 씨는 "약간의 수분과 일정한 체온이 확보되면 72시간이 지나도 살아남는 경우가 있다"며 "잔해 틈 사이로 흘러나온 빗물 등을 마신 것은 아닐까"라고 추정했다.
노토강진으로 이시카와현에서는 8일 오전 현재 총 12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시카와현이 집계한 '연락 두절' 주민 수는 195명에 달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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