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나 총리 5번째 총리직 확실시…야당 40% 투표율에 "국민이 정부 보이콧"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야권 보이콧 속에 치러진 방글라데시 총선에서 현 집권당이 전체의 70%가 넘는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고 현지 다카 트리뷴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아직 공식 선거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다카 트리뷴은 선관위 관계자 말을 빌려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이끄는 여당 아와미연맹(AL)이 299석 중 223석을 얻었다고 전했다. 또 무소속 후보 62명이 당선됐으며 제3당인 자티야당이 11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의회 정원은 300명이지만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1개 지역구 선거가 연기돼 299명만 뽑게 됐다.
이번 총선 승리로 하시나 총리는 5번째 총리직을 맡을 전망이다.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아버지'로 여겨지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1920∼1975)의 장녀인 하시나 총리는 1996년 처음 총리에 올랐다.
이어 2009년부터 지난 총선까지 3번 연속 총리에 올라 이미 방글라데시 최장수 총리인 상황이다.
이번 총선은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과 일부 야당 불참 속에 진행됐다.
이들은 공정한 선거를 위해선 하시나 총리 내각이 사퇴하고 중립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거 불참을 선언하며 총선 보이콧 운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 과정에서 큰 소요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선거를 앞두고 지난 5일에 수도 다카에서 달리던 여객열차에 불이 나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경찰은 총선을 방해하기 위한 공작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당국은 선거일 군경 80만명을 전국 투표소에 배치했지만 후보 지지자 간 충돌 등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다카 인근 먼시간즈 지역에서는 여당 지지자 중 한 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총선은 예상대로 여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선관위 발표 결과 투표율이 직전 2018년 총선 투표율(80.2%)의 절반 수준인 약 40%에 그치면서 제1야당인 BNP는 대정부 투쟁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에 BNP 지도자인 압둘 모인 칸은 "국민이 투표소에 가지 않음으로써 정부를 보이콧했다"며 야권의 총선 보이콧이 성공했다고 자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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