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난제 해결 주도하라 해놓고선 무시한다"
접전 예상되는 대선 앞 주요 지지층에 불만 확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백악관에서 근무한 인턴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에 심한 배신감을 토로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백악관에서 2022년, 2023년 여름에 일한 인턴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지지함으로써 공정과 정의를 추구하겠다던 약속을 저버렸다고 주장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당신은 청년에게 가장 힘든 세계의 난제 해결을 주도하라고 일관되게 촉구했다"며 "그러나 우리 세대가 미국인, 세계의 대다수와 연대해 내는 목소리는 무시당했고 우리가 함께 포용했던 가치와 지금 목격되는 행동의 괴리가 여기에서 잘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집단적 항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기본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에 가자지구 내 민간인 대량살상이 지속된다는 인식을 토대로 한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을 받아 자국인 1천200명 정도가 살해되자 미국의 지지와 무기지원 속에 하마스의 근거지 가자지구에 들어가 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무차별적 폭격을 동반한 공세 속에 전쟁 이후 이날까지 가자지구 내에서 숨진 이들은 2만3천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의 봉쇄에 따라 가자지구에는 굶주림과 전염병 창궐 등 민간인 고통도 악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는 미국 여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행정부 내에서도 점점 더 자주 노출된다.
민주당 내 진보진영, 무슬림, 청년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백악관 전 인턴들은 "우리의 불만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미국 전역 청년의 감정을 보여준다"며 "당신은 청년 개개인이 2020년 대선 승리에 한몫을 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고 재선에 미칠 악영향을 경고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가자지구 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점령, 인종청소를 끝낼 구체적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 항구적 휴전 요구 ▲ 무조건적으로 이뤄지는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의 중단 ▲ 하마스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 이스라엘 군사작전의 전쟁범죄 규정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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