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미래전략 통했다…긴줄·환호성 채운 현대차·기아 미디어데이

입력 2024-01-09 11:58  

[CES 현장] 미래전략 통했다…긴줄·환호성 채운 현대차·기아 미디어데이
시작 전부터 외국인 참관객 문정성시…1천명 넘게 찾아
정의선 회장도 시작부터 지켜봐…기아 PBV 'PV5' 공개되자 탄성도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4' 개막 하루 전인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현대차[005380]의 미디어데이가 열리는 사우스퍼시픽 볼룸 앞에는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지난해 자동차그룹 '빅3'로 뛰어오른 글로벌 브랜드답게 입장을 기다리는 참관객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현대차는 이날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차리는 전시 부스와 별도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 : 이즈 에브리 웨이(Ease every way)'를 주제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수소에너지 생태계 구축과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기반의 대전환을 통해 '인간 중심적인 삶의 혁신'을 일군다는 현대차의 미래 전략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내세웠지만, 사우스퍼시픽 볼룸은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1시가 다가오자 발 디딜 틈이 없이 꽉 찼다.
미색 가죽 재킷과 면바지를 입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행사 시작에 맞춰 도착해 맨 앞자리에서 자리했다.
'퓨처리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니드 보벨 씨의 진행 아래 현대차의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장재훈 사장, 김창환 수소연료전지 개발센터장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수소와 소프트웨어의 대전환을 주제로 대담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는 다소 어려운 주제였지만 중간에 행사장을 떠나는 참관객은 거의 없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사람은 500여명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기아도 2시간 후 인근 아일란더 볼룸에서 '준비된 기아가 보여줄,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를 주제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기아 행사장은 현대차보다 좁아 참관객 절반은 앉아서, 다른 절반은 서서 행사를 지켜봤다. 역시 외국인이 대부분이었다.
기아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전통적 자동차의 개념을 뛰어넘는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송호성 사장과 카림 하비브 글로벌디자인 담당 부사장, 피에르 마르텡 PBV 비즈니스 사업부장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기아가 내년 처음 출시하는 PBV인 PV5가 행사 중간 베일을 벗자 아일란더 볼룸은 '와우'하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언뜻 보면 밴처럼 보이는 PV5는 고객의 니즈에 따라 승합차나 트럭, 택시 등으로 개조가 가능하다. 차량 호출, 배달, 유틸리티 등 사용 목적에 따라 라이프 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컨버전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미디어데이 내내 서서 행사를 지켜본 미국 플로리다 출신 폴(45) 씨는 "운수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PBV가 상용화할 경우 비용이 줄지 않을까 한다"며 "고객 사용 목적에 따라 차를 수시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년 만에, 기아는 5년 만에 참가한 CES에서 현대차그룹은 1천명이 넘는 참관객을 끌어모으며 달라진 위상을 경험했다.
매년 새로운 모빌리티 관련 기술이 소개돼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칭을 얻었던 CES지만, 올해에는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는 물론 세계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도 불참을 선언했다.
모빌리티 기업의 참가가 줄어든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슈퍼널, 제로원을 내세워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참가업체가 줄어든 자동차 분야에서 돋보일 현대차그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룹은 300여개 모빌리티 기업이 나설 이번 CES에서 가장 주목받는 위치에 있다"며 "이 글로벌 브랜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하는 전시회에서 날아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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