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서 '볼리' 4년만에 깜짝 공개…집사 노릇 톡톡
LG전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시연…음악 맞춰 춤도 추는 공감형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하루 종일 집 안에 있었으니 기분 전환할 시간을 좀 가질래요?" "좋아. 기분 전환 좀 하고 싶어." "그럼, 같이 조용한 숲속을 산책하는 건 어때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LG전자 부스.
집주인 '제시카'와 스마트홈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이 같은 대화를 나누자 숲속에 들어선 것 같은 영상이 펼쳐졌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이날 시연에서 주인의 목소리로 기분이나 건강 상태를 알아채고,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고양이가 화분을 깨뜨리자 화분이 깨진 장소를 사진과 함께 찍어 주인에게 보내줬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3대가 음악에 맞춰 나란히 춤을 추는 모습에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로 집안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집안일에 도움을 주고 사용자와 소통한다.
LG전자는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를 실현할 만능 가사생활도우미라고 소개했다.
AI가 일상 곳곳에 스며들며 이번 CES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국내 가전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나란히 AI 반려 로봇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이날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AI 컴패니언(Companion·동반자) 로봇 '볼리'를 깜짝 공개했다.
지난 2020년 CES에서 착용형(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GEMS)와 함께 강아지처럼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명령을 수행하는 볼리 콘셉트를 처음 공개한 지 4년 만이다.
볼리가 영상으로 소개되자 너나 할 것 없이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들고 촬영을 시작했고, 곳곳에서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다만 참석자들의 기대와 달리 볼리는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대신 삼성전자의 전시장에서 집사 역할을 하는 볼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해 진화하는 볼리는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컨트롤하고, 아이와 반려동물 등을 살피는 역할을 한다. 또 홈트레이닝 메이트가 돼 주거나 재택근무 시 보조 스크린 역할을 하는 등 집안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보조한다.
LG전자의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와의 소통을 중심으로 한 '공감'에 더 초점을 맞췄다면 삼성전자의 볼리는 다양한 집안 일을 대신 해주는 '집사'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날 시연에서도 볼리는 일정을 묻는 집주인에게 결혼기념일을 잊지 말라고 하고, 인근 꽃집에 전화를 걸어주기도 했다. 또 장을 보러 가기 전 냉장고에 있는 음식 재료를 벽면에 띄워 필요한 재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음식 레시피 영상을 주방 옆 벽면에 보여주기도 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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