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유동성 문제 미해결시 지분전체 담보로
사주일가 TY홀딩스 지분 33.7%…TY홀딩스, SBS 지분 36.9% 보유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태영그룹이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할 채권단 협의회(11일)를 이틀 앞둔 9일 기존에 제출했던 자구안은 물론 그동안 배제한 SBS 지분 및 TY홀딩스 지분 담보까지 언급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문제로 자구안 미이행 논란이 벌어지면서 워크아웃이 무산 위기가 커지자 매각대금 지원에 더해 추가 자구안까지 내놓으면서 실천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TY홀딩스·SBS 지분 담보 제공 등의 추가 자구안의 세부 내용과 시행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 필요시 TY홀딩스·SBS 주식 지분담보로 유동성 추가 확보
태영그룹은 이날 추가 자구안으로 발표한 TY홀딩스·SBS 주식 지분 담보와 관련해 규모는 '지분 전체', 시행 시기는 '4월까지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로 각각 제시했다.
태영그룹 사주 일가의 TY홀딩스 지분은 33.7%다.
이날 오후 2시 시가총액 2천373억원을 기준으로 799억원 규모다.
TY홀딩스는 SBS 지분을 36.9%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총액(5천528억원) 기준으로 2천39억원 정도다.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필요할 경우 이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전부 필요하면 (지분을) 전부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태영그룹은 기존 4가지 자구안만으로 일단 4월까지는 유동성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영건설이 기존 자구안만으로도 유동성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에코비트 매각 등에 따른 것이다.
최 부회장은 "에코비트의 담보가액이 1조5천억원인데 실제 매각된다면 그보다 훨씬 큰 금액으로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자구안만으로도 충분히 유동성이 해소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자구안 이행) 하고서도 유동성 문제가 해결 안된다면 그때 TY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남의 뼈만 깎는다"는 비판에 입장 선회…"실천으로 보여주겠다"
태영그룹이 사주 일가의 지분까지 담보로 제공하겠다면서 추가 자구안을 제시한 것은 기존 자구안 미이행 논란 등에 따라 금융당국은 물론 채권단이 "남의 뼈만 깎는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애초 태영그룹은 지난 3일 채권단에 ▲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천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주 일가의 TY홀딩스와 SBS 지분을 통한 유동성 확보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동안 경영권 방어와 방송법상 제약 등을 내세우며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와중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890억원을 TY홀딩스의 태영건설에 대한 연대채무 상환에 사용하면서 자구안 미이행 논란이 발생했다. 태영그룹은 이를 직접 지원으로 강조했으나, 채권단은 지난 주말까지를 시한으로 최후통첩을 하면서 '자구안 이행 + 알파(α)'를 고강도로 압박했다.
이에 따라 '버티기'를 하던 태영그룹은 전날 워크아웃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선결 조건인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했으며, 나아가 이날 추가 자구안까지 발표했다.
결국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에 '백기투항'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날 발표는 창업자인 고령의 윤세영 창업회장이 직접 했다.
윤 창업회장은 "말로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겠다"면서 진정성을 강조했다.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 내용의 핵심은 (사주의) TY홀딩스와 SBS 주식 지분 담보로 제공한다는 의지 표명"이라며 "대주주가 지분을 모두 걸겠다는 각오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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