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의료 인공지능(AI) 등 임상시험 대상자에게 위해를 끼칠 우려가 적은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계획 승인 없이, 임상시험 기관이 아닌 기관에서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9일 식약처는 이 같은 내용의 '의료기기법' 개정안을 포함한 식약처 소관 7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빠르면 이달 중 개정·공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과한 의료기기법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 AI처럼 연구 대상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고 피험자의 의료 데이터를 조사해 결과를 산출하는 임상은 앞으로 식약처로부터 임상 계획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며, 임상시험 기관이 아닌 기업 부설 연구소 등 다른 곳에서도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
의료 AI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의료진의 진단을 돕는 의료기기로, 기존에는 식약처에서 임상 계획을 승인받고 대학병원 등 지정된 임상시험 기관에서만 임상시험을 해야 했다.
또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위한 혈압계, 체온계 등 위해도가 낮은 의료기기의 임상은 보통 질환자가 동네 병원 등 일반 병·의원급 의료 기관에서 진료받는 점을 감안해 이들 의료기관도 임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는 의료기기의 신속한 제품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관련 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아울러 위생용품 제조업자 등이 외부 시험·검사기관에 위탁해 실시한 자가품질검사 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다른 검사기관에서 검사할 수 있도록 한 위생용품관리법 개정안과 화장품의 명칭·성분·사용기한 등을 외부 포장에 기재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화장품법 개정안도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밖에 의사가 마약류를 자가 처방하는 이른바 '셀프 처방'을 막기 위해 마약류를 취급하는 의료업자가 마약류를 자신에게 투약하거나 처방하지 못하도록 한 마약류 관리법 개정안도 가결됐다.
공중보건 위기 상황의 정도와 의료 제품의 공급 상황에 따라 제품의 관리 정도를 다르게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특별법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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