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분석에서 한국 GDP 23.3% 타격…일본 -13.5%, 당사자 중국 -16.7%보다 더 커
지난해 CSIS 보고서, 주한미군 대만전투 차출 가능성 거론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한국에도 큰 충격이 발생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3.3% 감소할 것이다.'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이하 블룸버그)는 대만의 지정학적 위기 격화와 관련해 전쟁이 발발한 경우와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 봉쇄에 나선 경우 등 2개 시나리오로 나눈 뒤 그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이 이에 개입하는 전쟁 발발 시나리오에서 침공당한 대만의 경제적 피해는 GDP의 40%에 달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의 경제적 충격이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나타난 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GDP가 23.3%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반면 일본은 13.5%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전쟁 당사국인 중국(16.7%)보다도 한국의 경제적 충격이 더 컸다.
이 대목에서 지난해 1월 9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상정해 공개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보고서가 상기된다.
'다음 전쟁의 첫 전투'(The First Battle of the Next War)로 명명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과 중국, 대만, 한국, 일본 등 관련국 모두 물적·인적 손실을 떠안게 된다.
특히 보고서는 "주한미군의 4개 전투비행대대 중에 2개 대대가 차출돼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의사와 관계없이 주한미군이 중국과 대만 전쟁에 개입하리라는 관측이다.
또 중국이 대만 포위를 위해 대규모 해군을 동원할 경우 미군이 중국 대륙·대만과 가까운 한국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 나아가 제주해군기지를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주한미군이 대만 전쟁에 투입될 경우 중국도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대만 침공은 한중간의 무력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된다.
CSIS 보고서는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돼있기 때문에 중국의 대만 침공은 세계 경제를 완전히 망쳐 놓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가 나온 직후인 지난해 1월 23일 존 애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은 뉴욕에서 열린 미중관계 전국위원회(NCUSCR) 행사 연설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만일 대만을 침공하면 단기전으로 끝나지 않고 귀중한 인명과 재산 손실 등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자신의 역할에 대해 "첫 번째 임무는 이런 전쟁(중국의 대만 침공과 같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것이며, 만일 첫 번째 임무에서 실패한다면 싸워서 이기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국들이 입을 피해 상황이 구체적으로 분석되는 것은 미중 패권경쟁 시대의 동아시아 안보 상황의 현주소를 잘 말해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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