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A 전 CEO, 부패 혐의 법정행…재판 개시 이틀전 자진 사퇴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 내 가장 강력한 총기 로비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 전 수장이 협회 자금으로 초호화 생활을 누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 뉴욕주 변호인단은 웨인 라피에어(74) NRA 전 최고경영자(CEO)가 여행 등 사적 용도로 협회 자금을 유용해 비영리단체법을 위반했다며 제기된 민사재판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해당 재판은 앞서 2020년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NRA와 협회의 고위 간부들을 부패 혐의로 제소하면서 열리게 됐다. 이날 개시된 재판은 향후 6주간 진행될 전망이다.
라피에어는 재판 개시 이틀 전인 5일 사임했다.
이날 뉴욕주 측 변호사 모니카 코널은 라피에어가 지난 수년간 개인 제트기 비행에 투입된 비용 1천100만 달러(약 145억 원)를 NRA에 청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기에게 108피트급(33m) 대형 요트를 여러 번 대여해주고 바하마, 두바이, 그리스 등 국가로 무료 여행을 하게 해준 한 공급업체와 1억3천500만 달러(약 1천7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거래와 관련해 라피에어와 NRA 고위 관리층은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데다 이해 상충 방지 의무를 위반했으며 내부 고발자를 추적하기까지 했다고 코널은 지적했다.
코널 변호사는 NRA는 웨인 라피에어가 수십 년 동안 NRA를 자신을 위한 세상으로 운영하도록 방치했다면서 "라피에어가 자발적으로 사임했다고 해서 그에 대한 단죄를 취소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NRA 측은 부패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피에어 전 CEO도 앞서 이번 재판을 "수십 년 동안 투표소에서 미국의 자유를 치열하게 수호해온 NRA를 파괴하려는 위헌적, 계획적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라피에어 측 변호인은 9일 열리는 재판에서 모두 진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1871년 설립된 NRA는 미국 최대 총기 관련 이익단체이자 공화당의 전통적 '돈줄'로 여겨진다.
라피에어는 1991년 NRA CEO로 취임해 40년 넘게 협회를 이끌었다. 미국 전역에 총기 난사 사건이 급증하는 와중에도 정부에 총기 옹호 관련 로비를 펼치며 NRA를 미 주요 정치 세력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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