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난입 가담자가 '인질'이라니…트럼프 발언 당내서도 반발

입력 2024-01-11 00:28  

의회난입 가담자가 '인질'이라니…트럼프 발언 당내서도 반발
일각서 "마약밀수범을 '무허가 약사'로 표현하는 격" 지적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2021년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이하 1·6 사태)와 관련해 수형 생활을 하고 있는 지지자들을 '인질'로 표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이 당내에서도 반발에 직면했다.
1·6 사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바이든 승리를 공식화하는 상·하원의 절차를 막기 위해 의사당에 몰려 들어가 기물을 부수고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일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약 900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상원 공화당의 서열 2위인 존 튠 수석 원내부대표(사우스다코타주)는 "나는 그런 표현을 전혀 묵과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사법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고, 그들은 그것을 거쳤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대법원 판사 출신인 같은 당의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은 "연방 법률 위반 범죄로 적법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인질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는 우리의 형사 사법 시스템을 정말로 믿는 사람이며, 법정에서 유죄로 인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일단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나는 그 판결과 판단을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또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1·6 사태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그해 2월13일 소회를 밝힌 바 있다"며 "나는 최근 그것을 다시 읽었으며, 내가 한 말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1·6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가담자들을 '범죄자'로 칭했던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는 취지였다.
아울러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마약 밀수꾼을 '무면허 약사'로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며 만약 그들이 형사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그것으로 정리된 일이며, 징역을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인질이 아니다"면서 "우리에게는 하마스에 잡혀 있는 인질들이 있다"고 지적한 뒤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인질'을 규정하는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당의 제리 모란 상원의원(캔자스)은 "만약 당신이 범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범죄자"라고 지적했다.
반면 공화당의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뉴욕)은 최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6 인질들에 대한 처우를 우려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인질' 표현을 썼다.
스테파닉 의원의 이런 반응은 자신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 지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추정을 불렀다고 더힐은 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아이오와주에서 가진 유세에서 1·6 사태 관련 수감자들을 "인질"로 표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1·6 인질들'을 석방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충분히 고통받았다"고 말했다.
1·6 사태 당시 연설을 통해 지지자들을 부추긴 혐의와 관련, 대선후보 자격 유무를 둘러싼 법정 공방에 휘말린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과 1·6 가담자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보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인질' 표현을 쓴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