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가 400% 급등' 코인베이스 등은 거래수수료 감소 우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 가운데, 다음 가상화폐 현물 ETF 승인 대상으로 꼽히는 이더리움 가격이 비트코인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ETF 승인 이후 상승, 한국시간 오전 10시 기준 전장 대비 2.36% 오른 4만6천634 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4만7천660 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이날 SEC 발표 전부터 상승세를 그리며 2천626 달러까지 찍은 뒤 상승폭을 일부 반납, 전장 대비 7.89% 오른 2천591 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22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짜뉴스' 소동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출렁인 영향도 있지만, 이더리움 가격 상승률이 더 높은 데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랙록·아크인베스트먼트·인베스코 등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한 가운데, SEC는 5월부터 이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 업체 이더나 랩스의 리서치부문장인 코너 라이더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추정이 결실을 본 만큼, 거래자들이 다음 이야기가 될 이더리움 ETF 승인 결정에 앞서서 이더리움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ETF 기대감으로 지난 6개월간 이더리움보다 더 오른 상태이며, 이더리움 가격은 다른 코인에 비해서도 저평가된 상태라고 봤다. 지난해 이더리움 가격은 90%가량 올라 비트코인 상승률 160%에 못 미쳤다.
이번 호재가 이미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됐다는 시각도 적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코인 강세장에서는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뒤 이더리움 가격이 오른다는 견해도 있다.
다만 금융전문가 디지털자산협의회 창립자인 릭 에델만은 "SEC는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보면 이더리움 ETF 승인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으로 비트코인 수요가 늘고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로서는 마냥 호재로 볼 수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인베이스는 이번에 승인된 대다수 ETF 운용사의 자산을 보관·관리해주는 수탁 파트너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으로 지난해 주가가 400% 가까이 오른 상태다.
코인베이스로서는 수탁 업무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ETF 거래 활성화로 거래소를 통해 직접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수요는 줄어들 경우 거래 수수료 매출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으로 400% 주가 상승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본 반면, 코인베이스 측은 수탁 수수료 이외의 매출원도 만들 계획이라면서 "현물 ETF 승인은 전체 코인 업계에 긍정적인 촉매제"라고 평가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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