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미래 투자' 강조한 삼성·LG전자 수장 "올해 M&A 기대"

입력 2024-01-11 15:23  

[CES 현장] '미래 투자' 강조한 삼성·LG전자 수장 "올해 M&A 기대"
한종희 "어려울수록 투자하는게 정설…대형 M&A 계획 희망"
조주완 "10조원 투자…올해 1∼2개 M&A 얘기할 수 있을 것"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수장이 나란히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강조하며 올해 인수·합병(M&A)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경영 환경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흔들림 없는 투자로 미래 먹거리를 선제 발굴해 시장의 선도적인 위치를 지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정학적 이슈와 경기 악화로 M&A 환경이 예전보다 나아진 게 없지만, 기존 사업 강화와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복합 경제 위기, 수요 침체 장기화 등 외부 환경은 어려웠으나, 신사업 투자, M&A 등 미래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연말 신사업 조직을 대폭 강화한 점을 예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10년 이상의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발굴할 부회장급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고 단장으로 전영현 부회장을 선임했다.
또 한 부회장이 부문장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X) 부문 직속의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각 사업부에 유관 조직을 구축해 신사업 발굴 시너지를 강화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의 미래기술사무국과 각 사업부 미래기술전담조직을 연계, 기존에 없던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올해도 경영환경은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 준비를 위한 인재와 기술 확보, 투자 등은 빠르고 과감하게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어려울수록 투자하는 게 정설"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헬스, 핀테크, 로봇, 전장 등 5개 분야에서 최근 3년간 260여개 회사에 벤처 투자를 진행한 사실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했고, 최근에는 삼성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이 음악 관리·검색·스트리밍 플랫폼 '룬'을 인수했다.
그는 "삼성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대형 M&A는 착실히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뭔가 계획이 나오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도 10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콘래드 호텔에서 각 사업본부장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 연간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업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기반해 투자를 확대, 미래 성장동력을 극대화 나간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시장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나 탈탄소화, 서비스화, 디지털화 등의 변곡점 또한 명확해지고 있어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도 반드시 이겨 나가는 성공 정신을 기반으로 사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질적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가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방향타 설정을 완료한 해였다면 2024년은 본격 '엑셀러레이터'(가속 페달)를 밟아 나가는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신규 투자와 연구개발비용을 더한 미래 경쟁력 강화 투입액은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특히 이 중 2조원은 전략적인 자본 투자와 M&A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는 주로 전장, HVAC(냉난방공조), 빌트인, 사이니지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이나 웹(web)OS 플랫폼 사업과 같이 고성장·고수익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 로봇 등 유망 영역에도 투자를 이어간다.
조 사장은 M&A의 다양한 방식을 언급하며 "2030년 '7·7·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어서 관심을 갖고 직접 개입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M&A 대상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B2B, 신규사업 영역 쪽에 집중돼야 할 것"이라며 "올해 1∼2개 정도는 시장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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