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美 주가 상승에 영향…매입 늦었다는 공포감이 오름세에 기름"
美 CPI 발표 앞두고 코스피 제외 주요 亞증시 일제히 상승
(도쿄·서울=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이봉석 기자 =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가 새해 들어 연일 상승하며 11일 약 34년 만에 35,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장중 한때 35,157.56까지 치솟았고,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77% 오른 35.049.86을 기록했다.
닛케이지수가 35,000을 넘어선 것은 이른바 '거품 경제' 시절이던 1990년 2월 하순 이후 처음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12월 29일 33,464로 거래를 마쳤다. 작년에 28% 상승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전날 미국 시장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상승한 흐름이 일본 주식시장에도 이어졌고, 새로운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가 시작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주식 거래가 활발해진 것도 오름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식 매입이 늦었다는 공포감이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고 진단했다.
닛케이지수는 작년 7월 3일 거품 붕괴 후 최고치인 33,753까지 올랐다가 그 뒤 반년간 일정 범위에서 오르내림을 이어왔다.
이 지수는 버블 시기인 1989년 말 38,915까지 올랐으나, 거품 붕괴와 리먼 쇼크에 따른 금융위기 등 영향으로 2009년 3월에는 7,054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다른 주요 지수인 토픽스도 이날 1.57% 뛰어 2,482.87에 마감했다.
일본 증시의 호조는 엔화 약세에 따라 수출 기업들에 활기가 도는 것을 배경으로 한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근로자 임금 관련 통계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희석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10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일본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20개월 연속 감소했다.
IG증권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강진이 일본을 강타한 데다 임금 지표도 약하게 나와 시장 참여자들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견조한 거시경제 흐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다.
도쿄증권의 오츠카 류타 전략가는 APF통신에 "랠리의 가장 큰 배경은 몇 년간의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이후 일본 경제가 마침내 정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테크 기업들의 상승세 또한 일본 증시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혔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앞서 0.8% 오른 채 마감한 나스닥 등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따라가는 흐름을 보였다.
대만 자취안지수(0.46%)와 호주 S&P/ASX 200지수(0.50%)가 오름세로 장을 마친 가운데 한국시간 오후 3시40분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1.66% 상승하고 있다.
같은 시간 상하이종합지수(0.20%)와 선전성분지수(1.44%),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45%)는 동반 상승했다.
중국 증시에서는 미국 투자회사 루미스세일즈가 최근 채무 재조정 방안이 결실을 보고 있다며 중국 부동산 부문에 대해 한층 긍정적으로 돌아선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전반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현지시간 11일 발표되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 심리가 좋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이 보는 오는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66%다.
이날 주요 아시아 증시 가운데 한국의 코스피만 하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들려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다 0.07% 떨어진 채 마감해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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