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준신위에 징계 차별 문제 제기…일부 위원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카카오[035720] 노조가 준법·윤리 경영 감시를 위한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에 경영진과 직원 간 징계 차별 문제를 제기해 개선책이 검토될지 주목된다.
14일 IC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언'(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은 지난 8일 준신위 2차 회의에 참석해 1시간 동안 일부 계열사의 반복적인 분사, 합병 등에 따른 불안한 노동 환경, 소통 부재에 따른 신뢰 부족 등 문제를 전달했다.
노조는 경영진과 직원간 보상·징계 차이를 포함한 내부 통제 실패와 경영 부진에 책임지지 않는 일부 경영진의 리더십 부재 등도 거론했다.
경영진과 직원 간 징계 차이 사례로 전 재무그룹장 A 부사장이 법인카드로 온라인 게임 '오딘' 아이템 1억원어치를 결제했다가 지난해 9월 초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점 등을 제시했다.
당시 경영진과 여러 직책·직군·연령대로 구성된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는 게임 결제가 법인카드 사용 가능 항목이지만, 결제액이 너무 많다는 판단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노조와 일부 직원은 재무위기와 고용불안이 닥친 상황에 다른 곳에 시간과 돈을 쓴 재무책임자에 대한 징계로는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노조는 A 부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지만 법인카드로 게임 결제가 가능한 카카오 사규 등에 따라 지난달 초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작년 10월 게임 '오딘' 업데이트 계획을 다른 이용자에게 빼돌린 직원을 해고하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일부 준신위원은 회의 막바지에 카카오가 경영진 대상 징계는 약하고 직원 잘못에는 엄격하다는 얘기냐고 질문하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노조 측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노조와 일부 직원은 '카카오페이[377300] 먹튀' 논란으로 2022년 1월 사퇴한 류영준 카카오 대표 내정자 겸 카카오페이 대표가 같은 해 11월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된 점도 차별 사례로 보고 있다. 류 전 대표는 카카오페이 상장 후 한 달가량 지난 2021년 12월 임원들과 함께 주식 900억원어치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 개인적으로 약 469억원을 현금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직원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와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에 대한 고가 인수 논란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에 대한 자체 조사나 직무 배제 등이 이뤄지지 않는 점에도 불만을 피력하고 있다.
일부 준신위원이 노조의 징계 차별 주장에 관심을 보인 만큼 준신위가 개선 방안을 검토할지 주목된다.
김소영 준신위원장은 8일 "준법지원인, 노조, 임직원, 경영진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의 소통과 의견을 청취해온 만큼 본격적으로 속도감 있게 카카오의 변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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