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우크라에 4조 지원…"흔들리면 北·이란도 대담해져"(종합)

입력 2024-01-13 00:58  

英, 우크라에 4조 지원…"흔들리면 北·이란도 대담해져"(종합)
영 총리, 키이우 방문해 장기 안보협정도 체결
한숨 돌린 젤렌스키 "전례없는 협정…국제 지원 전망도 긍정적"


(런던·이스탄불=연합뉴스) 최윤정 김동호 특파원 = 영국 리시 수낵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예고없이 방문해 거액의 군사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 등 우크라이나를 뒷받침해온 서방이 주춤한 가운데 영국의 발표 덕에 우크라이나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영국 총리실은 수낵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올해 최대 25억 파운드(약 4조2천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국을 찾은 수낵 총리와 양자 회담한 후 확대 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장기 안보 협력을 위한 협정에 서명했다.
영국 총리실은 "양국간 흔들리지 않는 100년 파트너십을 향한 첫걸음"이라며 "우크라이나 안보를 위해 영국이 제공할 정보 공유, 사이버 안보, 의료 및 군사 훈련, 국방 산업 협력 등의 지원 범위를 공식화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규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2년간 연간 지원액보다 2억 파운드 많다. 지원 품목은 장거리 미사일, 방공, 포탄, 드론 등으로 특히 드론 지원액(2억 파운드)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최대 규모다.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드론은 대부분 영국에서 생산된다.

수낵 총리는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적들은 우리에게 장기전을 수행할 인내심이나 자원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흔들린다면 푸틴뿐 아니라 북한과 이란 등지에 있는 그의 동맹을 대담하게 만들어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재정 지원과 관련해 "나는 이를 지난 12월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지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체결된 협정에 대해서도 "전례없는 안보 협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의 이날 약속은 미국의 지원이 끊길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엔 단비 같은 소식이다.
미 행정부는 지난해 614억달러(약 81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이 포함된 예산안 처리를 의회에 요청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예산안 협상이 해를 넘긴 상황이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지원이 이제 중단됐다"고 말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맹들을 상대로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사흘간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을 순방했으며 라트비아로부터 대규모 군사 지원을 약속받았다.
지난달 13일에는 미국 방문을 끝내자마자 노르웨이 오슬로를 찾아 북유럽 5개국(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덴마크)과 정상회의를 하고, 이튿날에는 예고 없이 독일을 방문하기도 했다.
merciel@yna.co.kr,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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