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환경서 성능·내구성 측정…친환경차·오프로드 시험장 추가
(캘리포니아시티=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해 15번과 58번 고속도로를 각각 2시간, 1시간 달리고 나니 광활한 모하비 사막 너머로 하얀색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현대차·기아의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모하비 주행시험장)이다.
지난 2005년 완공된 모하비 주행시험장의 크기는 여의도 2배에 달하는 1천770만㎡(535만평)로, 한눈에 담기 어려운 큰 규모를 자랑했다.
특히 무덥고 건조한 사막 지역으로 평균 기온 섭씨 39도에 달한다. 지면 온도는 54도를 넘나든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 차량 성능을 시험하는 곳이다. 미국에 출시되는 현대차·기아 차량의 품질을 책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간 300여대의 시험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는 승차감과 제동 성능 등을 평가하는 '현지 적합성 시험', 제동거리와 사고회피 속도 등 미국 법규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북미 법규 시험', 다양한 노면에서의 차량 상태를 평가하는 '내구 시험', 혹서에서 부품 파손 정도를 측정하는 '재료 환경시험'이 수행된다.
또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주행·내구 테스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오프로드(비포장도로) 테스트 등도 이뤄진다.
전기차가 급격히 늘면서 모하비 주행시험장의 중요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탑재로 내연기관차보다 300㎏ 더 무겁다. 따라서 전기차의 서스펜션과 타이어, 차체는 늘어난 무게를 견뎌야 한다.
특히 고전압 전류가 흐르는 배터리와 분당 1만회 이상 회전하는 모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지면 온도가 54도까지 올라가는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열관리·냉각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선 최적의 환경이라고 현대차·기아는 설명했다.
내구성 평가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곳은 총길이 10.3㎞의 타원형 3차로 트랙을 갖춘 고속주회로다.
미국의 고속도로와 유사한 환경을 갖춘 고속주회로는 최대 경사각이 12%로, 최고속도 200㎞/h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고속주회로 테스트는 차량 1대당 3만마일, 4천바퀴 이상을 문제 없이 달려야 통과할 수 있다.
아울러 도로 환경에 따른 충격과 이에 대한 차량의 내구성을 측정하기 위해 고정악로, 장등판 등 16개 노면에서 시험이 진행된다. 현대차·기아는 1개 모델당 500여 차례의 주행을 통해 성능을 확인한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의 연구원들은 전기차의 R&H(승차 및 핸들링)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기 위해 범용 시험로와 승차감·소음 시험로, 핸들링 시험로 등을 주행하기도 한다.
이 중 4.4㎞의 핸들링 시험로는 급커브 구간과 8% 경사 언덕으로 구성됐다. 이 시험로에서는 고속으로 곡선구간에 진입한 뒤 다시 고속으로 빠져나가는 시험이 반복 실시된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험장은 바로 오프로드였다.
현대차·기아는 오픈 당시 1개 코스에 불과했던 오프로드 코스를 최근 7개로 늘렸다.
이중 TCS 시험로는 차량이 둔덕을 넘거나 구덩이를 지날 때 차량의 구동력을 접지된 휠에 집중해 쉽게 험로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오프로드의 필수 기능을 확인하는 곳이다. 현대차·기아는 TCS를 시험할 수 있는 모래길, 자갈길, 아스팔트 둔덕 등 다양한 노면을 마련했다.
다양한 자동차 부품이 태양광과 태양열에 얼마나 내구성을 갖는지를 검증하는 '재료환경내구시설'도 있다.
범퍼와 헤드램프, 페인트 시편 등 외장부품과 크래쉬패드를 비롯한 내장 부품이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진열돼 있었다. 오랜 시간 노출했을 때 색상과 재질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판단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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