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대관식 거행 안 해…시민 10만명 축하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현존하는 전 세계 군주 중 최장기간 재위한 덴마크 마르그레테 2세(83) 여왕이 즉위 52주년을 맞은 14일(현지시간) 왕위에서 물러났다.
덴마크 역사상 군주가 스스로 퇴위하는 건 약 900년 만이다.
여왕의 뒤를 이어 맏아들 프레데릭(55) 왕세자가 프레데릭 10세로 즉위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왕위 계승 행사는 오후 1시 반께 시작됐다.
프레데릭 왕세자가 전용차 크로네 1호기를 타고 덴마크 의회 등이 있는 크리스티안보르궁으로 먼저 도착한 뒤 이어 왕실 마차에 탄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기마 근위병의 호위를 받으며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의 이동 경로와 크리스티안보르궁 앞에는 10만명 넘는 인파가 몰려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양위는 오후 2시께 열린 국무회의에서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퇴위 선언문에 서명하는 순간 이뤄졌다. 이후 여왕은 곧바로 크로네 1호기를 타고 크리스티안보르궁을 떠났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왕위를 물려주면서 프레데릭 10세는 곧바로 왕좌에 올랐다.
즉위와 관련한 대관식은 별도로 열리지 않는다. 덴마크는 1849년 헌법 제정 이래 한 번도 대관식을 거행한 적이 없다.
프레데릭 10세는 현지시간 오후 3시께 크리스티안보르궁 발코니에서 군중을 향해 첫 연설을 할 예정이다.
1972년 1월 14일 아버지 프레데릭 9세가 서거한 이후 31세에 왕위에 오른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2022년 9월 서거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다음으로 오래 왕위에 머문 군주다.
1380년대 이래 덴마크 최초의 여왕이기도 한 그는 왕실 현대화를 이끌며 덴마크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그간 사망할 때까지 왕위에 머물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해 12월31일 밤 TV 방송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즉위 52주년 기념일인 14일 왕위에서 물러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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