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기, 등 돌렸던 '백인 화이트칼라' 지원사격이 결정적"

입력 2024-01-15 12:04  

"트럼프 재기, 등 돌렸던 '백인 화이트칼라' 지원사격이 결정적"
대졸 공화당원 지지율 60%, 1년 만에 2배…NYT "경선 넘어 대선까지 청신호"
전임 대통령 기소에 반발심…경제·안보 불안심리도 작용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해만 해도 대선 재도전 전망이 흐릿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 선두 주자로 부상한 것은 '백인 화이트칼라' 당원들의 지지를 확보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안 요소로 지적된 '사법리스크'가 오히려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노동자 계층의 지지세가 강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제는 고학력 계층의 지지까지 얻음으로써 공화당 내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은 1년 전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2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 외로 고전한 데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했고, 지난해 일부 조사에서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비해 지지율이 뒤지기도 했다.
이는 대졸자 등 화이트칼라 당원의 지지층이 약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이 드러난 결과로, 디샌티스 주지사 캠프도 이를 경선 캠페인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고 NYT는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약점을 완전히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퍽대와 USA투데이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 6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가 대선에 나서야 한다고 답했고, 대졸자 당원 중 76%가 이 같은 주장에 동조했다.
그러나 이달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원 6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하는 등 결과가 완전히 뒤집혔다. 대졸자 기준으로도 6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최근 폭스뉴스 조사에서도 대졸자 공화당원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약 60%로 1년 만에 2배가량으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폭 넓은 당내 지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경선뿐만 아니라 대선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P 보트캐스트 조사 결과 2020년 대선 당시 공화당 내 이탈표 비율은 9%로 민주당의 4%에 비해 2배 이상 높았고, 이들 이탈자 중 56%는 대졸자 당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이들의 이탈을 줄일 수 있다면 대선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반전은 지난해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관계 입막음 의혹'으로 전직 대통령 최초로 형사 기소된 불명예를 뒤집어쓴 뒤에 일어났다.
기소되기 전 수 개월간 대부분 조사에서 50%를 밑돌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기소 후 나흘 만에 50%를 넘어선 뒤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NYT는 대졸 공화당원 수십 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한 반발, 다른 후보들에 대한 실망, 안보 및 경제 우려 등 다양한 정치 환경이 이들의 변화를 야기했다고 풀이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부동산 중개인인 욜란다 구티에레스(94)는 "트럼프가 짐이 많다는 것은 안다"면서도 "그러나 대부분은 믿을 수 없는 것들이다. 지금 민주당이 그를 감옥에 넣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나는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댈러스 지역 자영업자인 리사 카슬리(54)는 최근 콜로라도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제한한 판결을 언급하며 "왜 사람들이 그렇게 겁을 먹나. 그들이 트럼프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임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강경 노선과 반이민 정책에 대한 지지 의견도 적지 않았다.
미주리 출신 린다 파라(72)는 "지금은 국가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 중국도 두렵고 국경에서 일어나는 일도 무섭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의 IT 전문가 칩 쇼(46)는 "트럼프 재임 시절 나라는 정말 잘 돌아가고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계란 한 판에 6달러다"라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새크라멘토의 의사 하리 고얄(73)은 "바이든이 이 나라에 한 일을 보라"며 "트럼프가 그를 이길 수 있고, 나라를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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