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이른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으로 꼽히는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연초 핵심 경영진 교체를 앞두고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251270], 엔씨소프트[036570]는 오는 3월께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3N 중 변화폭이 가장 큰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창사 이래 줄곧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의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돼온 바 있다.
공동대표 체제 전환을 선언한 엔씨소프트는 그 직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인공지능(AI) 금융사업 조직인 '금융비즈센터'를 정리하고, 올해 초에는 모바일 게임 '트릭스터M'을 개발·운영하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폐업을 결정했다.
아울러 주요 게임 개발·사업 조직을 최고사업책임자(CBO) 3인 체제로 개편하고 기획조정·법무 등을 담당하는 대표이사 직속 조직을 신설했다. 이에 따른 후속 인사도 예고된 상태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주력 게임 지식재산(IP)인 '리니지' 모바일 3부작의 매출 하락과 신작 개발 부진이 있다.
엔씨소프트가 2021년 11월 출시한 '리니지W'는 한때 실적을 견인하는 최대 히트작이었으나, 경쟁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작품 출시가 이어지자 이용자층이 이탈하며 작년 1분기 구작인 '리니지M'에 매출을 역전당했고, 3분기에는 전년도 대비 영업익이 89%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수익 악화에 직면한 엔씨소프트가 성과가 부진한 사업을 연이어 정리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작년 국내 게임업계 전반의 부진 속에서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압도적인 '원톱'으로 자리 잡은 넥슨도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11월 일본 본사 대표에 내정되면서 그 자리를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공동대표 체제로 채우게 된 것이다.
넥슨에 공동대표 체제가 들어서는 것은 2009년∼2010년 서민·강신철 공동대표 시절 이후 15년 만이다.
넥슨은 주력 IP인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온라인' 매출이 고르게 성장하며 매 분기 높은 성과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PC·모바일 게임에서 벗어나 콘솔 플랫폼 중심의 신작 프로젝트를 잇달아 내놓으며 사업모델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건과 관련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11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크게 훼손된 기업 이미지도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회사 '넥슨유니버스'를 통해 준비 중인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도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넥슨도 신임 대표이사 취임 전후로 기존 라이브 서비스 게임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신작 개발에 힘을 실어 주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전망이다.
넷마블도 최근 변호사 출신의 경영기획 담당 임원 김병규 부사장을 각자대표로 승진 내정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권영식 현 대표와 김병규 대표의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도기욱 현 대표는 각자대표직을 내려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에 집중하기로 했다.
넷마블은 신작 프로젝트의 연이은 흥행 실패, 공격적인 사업 확장 여파로 2022년 이후 작년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6종의 신작 게임 출시를 예고한 넷마블은 권영식 대표의 확고한 게임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재무 성과를 개선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연간 흑자 전환에 나설 전망이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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