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경선] 대세론 트럼프, 백악관복귀 힘찬 첫발…디샌티스 '깜짝 2위'

입력 2024-01-16 13:43  

[美공화 경선] 대세론 트럼프, 백악관복귀 힘찬 첫발…디샌티스 '깜짝 2위'
트럼프, 조기에 후보 확정짓나…내주 '헤일리 강세' 뉴햄프셔 경선 주목
'컴백키즈' 디샌티스, 조기사퇴론 불식하고 득표력 강한 2월경선에 승부수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올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에서 진행된 공화당 첫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하면서 대세론을 확인했다.
특히 그는 2위 주자를 30% 포인트 정도 가볍게 따돌린 것은 물론 과반 득표에도 성공하면서 백악관 복귀로 가는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관심을 모았던 2위 경쟁에서는 아이오와주에 사실상 '올인'(다걸기)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니키 헤일리 전 대사를 간 발의 차로 앞서며 승리했다.
이로써 그는 지지율 침체 속에서 조기 사퇴설까지 나오던 상황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른바 '컴백 키즈(comeback kids)'로 경선 불씨를 되살릴 수 있게 됐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커스 직전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하며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던 헤일리 전 대사는 나름 선전했으나 3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주일여 뒤 열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23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해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이 더 커졌다.



◇ 트럼프 압도적 당심 확인…3월 조기 후보 확정 전략 탄력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큰 표차의 우위를 확인하면서 3월 중순까지 공화당의 대선 후보직을 확보한다는 전략도 탄력을 받게 됐다.
트럼프 캠프는 '두 번째 슈퍼화요일'로 불리는 3월 19일까지 대의원 과반을 확보해 당 경선을 조기에 끝낸다는 방침이다.
실제 의회전문 매체인 '더힐'의 여론조사 종합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전국적으로 64.1%의 지지를 받으며 2위인 헤일리 전 대사(12%)와 50% 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뉴햄프셔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주지사를 지낸 사우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해 그외 지역에서는 아이오와주에 버금가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인 첫 경선 승리가 이른바 사법 리스크 속에서 나왔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외로 고전하면서 책임론의 대상이 됐으나 당시 출마를 강행했다. 그해 연말에는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밀린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오는 등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1건의 혐의로 4차례 형사 기소되는 과정에서 이를 바이든 정부에 의한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했으며 압도적인 대세 후보로 자리를 굳혔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 후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해야하는 상황에 반복적으로 놓이는 등 정치적 활동 공간이 크게 축소됐다.
여기에 더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트럼프 캠프의 저인망식 선거운동도 아이오와 승리의 비결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이길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실제로는 2위를 차지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
트럼프 캠프는 이번에는 공중전에 더해 촘촘하게 지상 조직을 운용하면서 바닥 민심을 다지면서 표밭갈이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에서 승리하면서 23일 진행되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가 사실상 마지막 경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헤일리 전 대사의 바람을 잠재울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다른 경쟁자는 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반대로 그가 헤일리 전 대사에게 패배한다면 대세론에 균열이 생기면서 조기 대선후보 확정 전략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 디샌티스 2위로 선거운동 동력 확보…조기사퇴론 '불식'
전체 99개 카운티를 다 돌면서 아이오와주 코커스에 전력을 집중했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헤일리 전 대사를 누르고 2위를 차지하면서 선거 운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됐다.
앞서 NBC뉴스가 코커스 직전인 지난 1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14%로 헤일리 전 대사(20%)에게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 정치적 위기감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아이오와주에서 3위로 끝날 경우 조기 사퇴 가능성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첫 경선에서 의미있는 2위를 차지하면서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게 됐다.
다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다음 경선인 뉴햄프셔주에서는 한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그가 아이오와 경선 직후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음 경선인 뉴햄프셔에서도 선거운동을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대의원수도 적은 만큼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득표 가능성이 높은 2월 경선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CNN 인터뷰에서 "이기고 싶다면 대의원 한 명 한 명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라면서 "특히 대의원 배분이 득표에 따라 비례적을으로 배분될 때는 그렇다"라고 말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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