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라브로프 "북러 정상회담 내용 이행"…무기거래 논의 가능성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회담에서 북러 협력이 긴밀히 진전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한반도 안보 문제도 논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외무부 리셉션하우스에서 최 외무상과 회담을 시작하면서 "회담을 통해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합의 이행 작업을 예비적으로 종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정상회담 합의 이행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북러 정상회담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의 여러 군사시설을 시찰했다는 점에서 무기 거래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회담에서도 북한의 재래식 포탄 생산을 책임지는 군수공업부장 출신 조춘룡 노동당 비서가 배석했다는 점에서 무기에 관한 논의도 이뤄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외무상은 지난해 11월 북러경제공동위원회에서 토의된 문제들이 뚜렷한 결과를 내고 있다며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룬 합의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상황과 관련, 라브로프 장관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전반에 대한 대화를 지속하고자 한다"며 미국의 정책 실패가 북한의 안보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긴장을 높이는 어떤 조치도 포기할 것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국제사회에서 북러가 서로 협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제 조건 없이 협상을 시작하는 것을 늘 지지했다"며 이와 관련한 제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유엔과 다자 기구에서 북한과 긴밀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한다. 항상 국제기구에서 북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북한의 지지를 높이 평가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특별군사작전으로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받고 국제적 고립 위기에 처하면서 북한과 더욱 밀착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일정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 최 외무상은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편리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할 것을 초청했다"고 언급했다.
전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구체적인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 외무상은 지난해 10월 라브로프 장관의 북한 방문을 언급하며 "두 나라 외무상이 자주 만나며 유대를 쌓는 것은 쌍무 관계가 두 나라 수뇌부의 의도에 맞게 활력 있게 전진하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연초부터 회담이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조로(북러) 협력을 더욱 높은 단계로 올려세우고 두 나라 인민에게 실질적 이익을 가져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을 마치고 크렘린궁으로 이동해 협의 내용을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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