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울타리에 2단계 검색…세계 리더 모인 다보스 철통 경비

입력 2024-01-16 21:56  

52㎞ 울타리에 2단계 검색…세계 리더 모인 다보스 철통 경비
스위스, 다보스포럼 위해 올해 치안 예산 증액



(다보스=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전 세계 정·재계, 학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모여 인류 공통의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최고 수준의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
2천800여명에 이르는 글로벌 리더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치안 관리가 매우 중요한 데다 무력 분쟁이 진행 중인 당사국 지도자들까지 행사장을 찾게 되자 개최국인 스위스 정부는 경비·경호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웠다.
다보스포럼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16일(현지시간) 행사장인 다보스 국제회의장 주변에는 총 52㎞에 이르는 방호용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다.
스위스 경찰은 기존 치안 인력에 더해 군으로부터 5천여명을 추가 지원받아 지난주부터 시설 경호를 벌이고 있다.
참가자에 대한 검문도 엄격했다. 국제회의장으로부터 500m 떨어진 곳에서 1차 검문이 실시된다.
취재진을 포함해 사전 참가 등록이 확인돼야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는데, 공항검색대와 다름없는 소지품 검사를 거쳐야 방호용 울타리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울타리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시 보안 구역 내에서 2차 검문을 받아야 한다. 이미 출입증까지 받은 참석자도 건물을 일단 나오면 다시 들어갈 때마다 소지품 검색을 받도록 했다.
매년 1월 열리는 다보스포럼은 세계적 이목이 쏠리는 기간인 만큼 기후활동가 등이 기습시위나 거리 캠페인 등을 행사장 주변에서 자주 벌인다.
기후변화 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다보스에 모인 각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화석연료를 쓰는 비행기를 타고 오는 점을 비판하거나 다보스포럼이 저개발국 등의 현실을 외면한 고위급 사교 행사라며 반대하는 시위가 종종 목격된다.
올해는 이에 더해 분쟁 당사국 정상들이 다보스에 왔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나 테러 위험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더 커진 셈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특별연설을 하고,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포럼 세션에 참석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리창 중국 총리 등도 경호 당국이 동선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쓸 만한 참석 대상자다.
스위스는 매년 국방부 예산에서 3천200만 스위스프랑(496억여원)을 끌어와 다보스포럼 경호에 지출하는데, 올해는 시설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통상 지출액보다 900만 스위스프랑(139억여원)을 더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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