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박물관 한국어 안내서 출간행사…바티칸시국 2인자 참석

입력 2024-01-17 05:13  

바티칸박물관 한국어 안내서 출간행사…바티칸시국 2인자 참석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바티칸 박물관 공식 가이드북(안내서) 한국어판 출판 기념회가 16일(현지시간) 바티칸 박물관 내 살라 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라파엘라 페트리니 바티칸시국 행정원 사무총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행정원 사무총장은 바티칸시국 행정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바티칸시국 조직 서열 2위에 해당한다.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은 지난해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바티칸 박물관 공식 가이드북을 한국어로 번역해 출간했다.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 관련 행사에 '바티칸 2인자'가 참석한 것은 그만큼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상징하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참석자는 "지난해 9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아시아 성인 중 최초로 김대건 신부 성상이 설치되는 등 전 세계 가톨릭에서 한국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페트리니 사무총장은 이날 축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선 문화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리라고 말씀하셨다"며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바티칸 박물관과 한국 공동체를 이어줄 한국어판 가이드북이라는 결실이 탄생한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주요 귀빈으로 페트리니 사무총장 외에도 바르바라 야타 바티칸 박물관장, 유흥식 추기경도 참석했다.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이번 가이드북 출간은 짧은 시간 동안 한국과 교황청이 같은 목표를 향해 손잡고 나갈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서로 대화하고, 고민하면서 이뤄낸 이번 경험은 앞으로 한국과 교황청 간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는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출간된 안내서 '바티칸 박물관, 시대를 초월한 감동'은 첫 한국어 가이드북인 동시에 박물관이 처음 선보인 최신 개정판 책자이기도 하다.
기존 가이드북으로는 이탈리아어를 비롯해 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 등 9개 언어판이 있다.
바티칸 박물관은 현재 한국어를 포함해 10개 언어로 오디오 가이드(음성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10개 언어 가운데 한국어로 된 가이드북만 없었으나 이번 한국어판 가이드북 발간으로 이런 공백이 해소됐다.
1509년 개관한 바티칸 박물관은 고대 로마·이집트 유물과 르네상스 걸작 미술품 등 총 7만여 점의 예술품을 보유한 세계 최대 박물관 가운데 하나다.
유럽 르네상스를 이끈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린 '천지창조' 등을 만날 수 있어 이탈리아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바티칸 박물관은 2022년 508만명이 찾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772만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방문객이 많았다.
새 가이드북은 바티칸 박물관이 소장 중인 다양한 유물을 227장에 이르는 사진 자료와 함께 설명한다. 분량은 224쪽에 가격은 25유로(약 3만6천원)다.
김혜경 부산가톨릭대 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가 번역했고, 김남균 신부가 감수를 맡았다.
김혜경 교수는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도 공식 가이드북에 중국어판, 일본어판은 다 있는데 한국어판만 없다"며 "이번 바티칸 박물관 한국어판 출간을 계기로 우피치 미술관 공식 가이드북 한국어판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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