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임신, 출산과 관련된 우울증이 자가 면역 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가 면역 질환이란 면역체계가 자체의 기관, 조직, 세포를 외부 물질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루푸스, 염증성 장 질환, 1형 당뇨병, 건선, 아토피성 피부염, 셀리악병 등이 이에 속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환경의학 연구소의 엠마 브런 교수 연구팀이 2001~2013년 사이에 임신한 여성 134만7천901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6일 보도했다.
이 중 5만5천299명이 임신 중 또는 출산 후 1년 안에 우울증이 발생했다.
건선, 다발성 경화증, 궤양성 대장염, 셀리악병 같은 자가 면역 질환 진단을 받은 여성은 이러한 질환이 없는 여성보다 임신 관련 우울증 발생률이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와 반대로 임신 관련 우울증을 겪은 여성은 자가 면역 질환 위험이 30%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다시 말해 임신 관련 우울증을 겪은 여성은 자가 면역 질환 발생 위험이 높고 그 반대로 자가 면역 질환이 있는 여성은 임신 관련 우울증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자가 면역 질환 중 다발성 경화증(MS) 진단을 받은 여성은 임신 관련 우울증 발생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산발적으로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 면역 질환이다. 평형, 운동, 시력, 언어, 감각, 성 기능, 배뇨·배변 장애, 인지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의 4배로 압도적으로 높다.
전체적인 결과는 임신과 관련된 우울증이 면역 메커니즘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따라서 자가 면역 질환은 임신 관련 우울증의 위험 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그러나 이 결과는 임신 관련 우울증과 자가 면역 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으며 다만 연관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정신의학 전문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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