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총리, 다보스포럼서 "중국 경제 전반적으로 회복…성장 중"
새방식 실업률 도입…12월 16~24세 14.9%·6월 역대 최고 21%서 '뚝'
"재정활용 부양책 필요"…인구는 14억967만명으로 2년 연속 감소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중국이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경제성장률 5.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기저효과에 힘입어 당국 목표치인 '5% 안팎'은 달성했지만, 내수 위축, 부동산 침체, 디플레이션 등 중국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2023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21조207억 위안(약 2경2천270조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수치는 중국 경제 수장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당국 목표치인 '5% 안팎'을 충족한 5.2%에 이를 것"이라고 예고한 것과 일치하는 결과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날 발표한 성장률 예상치(5.2%)와 같은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5.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5.2%), 세계은행(WB·5.1%) 등의 당초 전망치와도 대체로 부합한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도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를 기록했다.
3분기 성장률 4.9%는 상회했지만, 로이터통신의 시장전망치(5.3%)보다는 다소 낮았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1분기 4.5%로 출발해 2분기(6.3%)에 고점을 찍었지만 3분기(4.9%)에 다소 주춤하다 4분기(5.2%)에 반등하는 추세다.
작년 중국 GDP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원년인 2020년(2.2%)과 후반부인 2022년(3.0%)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전 성장률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중국의 성장률은 2011년 9.6%, 2012년 7.9%, 2013년 7.8%, 2014년 7.4%, 2015년 7.0%, 2016년 6.8%, 2017년 6.9%, 2018년 6.7%, 2019년 6.0% 등 6∼9%대를 보였다.
중국 GDP는 2021년에는 크게 위축된 2020년의 기저효과에 힘입어 8.4%로 깜짝 반등한 바 있다.
2022년(3.0%)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위드 코로나' 원년인 2023년의 성적표는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작년 연간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7.2% 증가했고 2023년 한해 산업생산은 전년에 비해 4.6% 증가했다.
연간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대비 3.0% 늘어났지만, 이중 부동산 개발투자는 9.6% 하락해 침체한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회복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2% 올라갔지만, 12월 CPI는 0.3% 떨어졌다. 이로써 중국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여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 한 해 중국 실업률은 5.2%로, 12월 실업률은 11월(5.0%)보다 0.1% 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은 이날 새로운 방식의 연령대별 실업률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작년 12월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4.9%로 나타났으며 25∼29세는 6.1%, 30∼59세는 3.9%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지난해 6월 2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7월 통계부터는 발표가 중단됐다.
중국이 이번에 발표한 통계는 중고교, 대학 재학생을 제외한 실제 구직자를 대상으로 통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부정적인 통계 수치를 낮추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걸로 보인다.
이와 함께 2023년 1인당 가처분 소득은 3만9천218위안(약 729만원)으로 명목상 전년 대비 증가율 6.3%, 물가 요인을 제외한 실질 증가율은 6.1%를 각각 기록했다고 국가통계국은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총인구는 14억967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8만명이 감소했다. 중국의 인구가 감소한 것은 재작년 이후 2년 연속이다.
국가통계국은 2023년 경제에 대해 "복잡하고 엄중한 국제환경과 대내적 어려움 속에서도 내수 확대, 경제 구조조정, 신뢰도 제고, 리스크 방지 등을 통해 경제의 안정적인 발전을 이뤄냈다"고 총평했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는 당국의 각종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지만, 내수 위축 속에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등 다시 경제회복 동력이 약해지는 징후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 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이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을 4.4∼4.7%대로 전망하는 등 올해 중국 경제가 더 둔화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널리스트들의 견해를 근거로 "중국 당국이 올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려면 더 강력한 재정 활용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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