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무센, 美민주당에 우크라지원 등과 국경통제 '딜'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후속 군사 지원이 의회의 벽에 막혀 있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 사무총장이 국경 통제 강화와, 대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맞교환하라고 미국 집권 세력에 훈수했다.
하원의 야당 의원들이 대외 군사지원보다 우선시하는 남부 국경 통제 강화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대한 동의를 얻으라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이 매체와의 전날 인터뷰에서 "내가 미국 민주당 의원들의 자문에 응한다면 국경 문제에 대한 공화당의 견해를 수용하고, 대우크라이나 지원, 대이스라엘 지원, 대만에 대한 지원, 국경 문제 해결 등 4가지 요소가 포함된 패키지를 만들라고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무센 전 총장은 미국 집권 민주당의 정치적 취약성 해소를 위해서도 국경 문제에서 야당과 합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 뒤 민주당이 더 강경한 국경 정책 도입을 방해하고 있다면 "정신 차리길 바란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내가 미국 민주당 선거운동 책임자라면 주저하지 않고 공화당 견해를 수용해 국경 문제를 매듭지음으로써 그 문제가 선거(11월 대선 및 의회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11월 극우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네덜란드 사례에서 보듯 이민 통제 실패가 선거에서 집권당에 심각한 타격을 준 유럽의 사례를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미국 민주당에 촉구했다.
라스무센은 "이민 문제와 국경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정치 스펙트럼 양극단에 있는 이들에게 기름을 붓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자 등 적법한 서류 없이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이 작년말 하루 1만명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급증한 가운데, 국경 통제 문제는 미국 대선의 중요 이슈 중 하나로 부상했다.
중남미에서 정치적 박해를 받고 난민 자격을 신청하는 이들을 보호하는 인권 문제와 더불어, 미국 내 노동력 수급상의 필요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남부 국경을 통해 마약 밀매 조직원 등 범죄자들이 입국할 우려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시 남부 국경을 봉쇄할 것임을 최근 공언하는 한편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등의 극단적인 언사를 이어가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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