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쿠데타로 집권 후 정적 15명 살해 혐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살인죄로 징역 20년 형을 받자 잠적한 남미 수리남 전 대통령에 대해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수리남 경찰은 야당 정치인 등 15명을 살해한 죄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은 뒤 자취를 감춘 데시 바우테르서(78) 전 대통령 신병 확보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받았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수리남 경찰은 이날 홈페이지에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사진과 함께 "위 사람을 목격한 사람은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해 달라"는 내용의 문서를 게시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았던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 이후 "형 집행기관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시한인 지난 12일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부인은 현지 취재진에 "(재판은) 정치적 절차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여러분 모두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정치적인 방식으로 답변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0년 유혈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뒤 2년 후인 1982년 12월에 변호사, 언론인, 대학교수, 기업가 등 반정부 인사 16명을 납치해 고문하고 이들 중 15명을 수도 파라마리보의 옛 요새에서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1987년 국제사회 압력으로 정권에서 물러났다가 곧이어 2차 쿠데타와 선거를 반복하며 2020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인구 60만명가량의 수리남에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빈곤층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주 일부 시민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모여 노래를 부르며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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