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트럼프 만찬서 언급되며 급부상…선두주자"
충성파로 반유대 청문회 때 하버드 前총장 몰아붙여 주목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독주 체제를 굳혀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대선 출마 시 부통령 후보)로 엘리스 스터파닉(39) 하원의원이 급부상했다고 미국 NBC뉴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측근들과 함께 한 만찬 도중 부통령감으로 스터파닉 의원이 언급됐다.
N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과 트럼프 행정부 시절 당국자 등 관련 상황을 잘 아는 인사 8명을 인용해 당시 만찬 참석자들이 반(反)유대주의 논란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명문대 총장들을 거세게 몰아붙인 스터파닉 의원을 격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터파닉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는 선택지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으며 "그녀는 킬러"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말했다.
이 만찬 이후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은 스터파닉 의원을 러닝메이트 후보로 더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트럼프의 '책사'로 유명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러닝메이트 후보군 가운데 "스터파닉이 선두에 있다"고 말했다.
스터파닉은 고향인 뉴욕주에서 2014년부터 다섯차례 연속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의회 입성 초기에는 공화당 내 온건파에 속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점점 우경화해, 현재는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성향 강경파 의원으로 꼽힌다.
스터파닉 의원은 2019년 민주당이 '1차 트럼프 탄핵'을 시도했을 때 방어에 앞장섰고,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옹호했다. 내년 대선 후보 경선과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해 11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최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2021년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이하 1·6 사태)와 관련해 수형 생활을 하는 지지자들을 '인질'로 표현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되풀이해 눈길을 끌었다.
스터파닉 의원은 또한 미 연방하원이 아이비리그 명문대 학생들의 반유대주의 움직임과 관련해 지난달 열린 청문회에서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유폔),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들을 압박해 주목받았다.
스터파닉 의원은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일부 학생들의 주장이 대학 윤리 규범 위반이 아니냐"라고 거듭 질문하며 총장들을 압박했다. 총장들은 이에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가 학교 안팎에서 집중포화를 받았고 결국 하버드와 유펜 등 2개 대학의 총장이 사임했다.
NBC는 2020년 대선을 계기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갈라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부통령감의 핵심 요건으로 '충성심'을 꼽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측면에서 충성심과 함께 주요 이슈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능력까지 갖춘 스터파닉 의원은 트럼프 입장에서 거부할 수 없는 카드일 수 있다고 NBC는 짚었다.
스터파닉은 젊은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을 보완하는 요소도 갖췄다. 또한 민주당이 강세인 뉴욕주에서 5선에 성공했고, 하원에서 당내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모금 능력도 뛰어나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고 NBC는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캠프 측은 아직 부통령 후보 지명에 대해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스터파닉 의원 외에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주 주지사,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 마샤 블랙번 연방 상원의원(테네시) 등을 러닝메이트 후보군을 꼽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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