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 우려…獨언론 "폭력 주장한 적은 없어"
문화예술계선 아니 에르노 등 '독일 보이콧' 운동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당국이 베를린에서 설교를 계획 중이던 유명 이슬람 설교자의 입국을 금지했다.
18일(현지시간) 독일 rbb 방송 등에 따르면 호주에 거주하는 무함마드 호블로스는 최근 스위스와 노르웨이를 경유해 독일에 입국하려 했지만 두 차례 모두 독일 출입국 당국에 가로막혀 돌아갔다.
그는 19일 베를린에서 '움마(이슬람 신앙공동체)의 부활'을 주제로 설교할 계획이었다. 입장권 800장은 이미 매진됐고 행사 장소는 이날 공개될 예정이었다.
팔로워가 42만5천명인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열정적인 몸동작과 함께 설교하는 동영상 100여개가 게시돼 있다.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초기인 지난해 10월27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우리의 마음을 기쁨과 자부심으로 채웠다"고 외치는 동영상을 올렸다.
독일 당국은 호블로스의 과거 강연에 '이슬람주의'가 포함됐다고 보고 있으나 폭력에 찬성하는 발언이나 선동은 알려진 바 없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원죄'로 여기는 독일은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를 엄격히 제한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등 반유대주의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반유대주의 집회를 주도했다며 독일 내 하마스 연계조직에 해산을 명령하고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독일 당국의 강경한 태도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독일 당국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의 표현을 막는다"며 독일 내 문화기관과 행사에 대한 보이콧 운동에 나섰다.
실제로 오는 26일부터 베를린의 유명 클럽 베르크하인에서 열릴 예정이던 'CMT 페스티벌'이 DJ들의 잇따른 불참 선언으로 취소됐다. 보스니아 작가 라나 바스타시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검열에 침묵을 지킨다"고 비판하며 독일 출판사와 결별했다.
보이콧에 동참하겠다고 서명한 문화예술인 가운데는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도 포함돼 있다. 그는 2019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국가대항 가요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보이콧하자고 촉구한 적이 있다. 독일 출판사 수르캄프는 에르노가 보이콧에 대해 더이상 언급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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