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자 "北위협 10년간 극적으로 바뀔 것"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중국의 대응 등 대형 변수 개입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의 향방에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우려가 크다. 프라나이 바디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군사 분야 협력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나아가 "나는 이 협력의 결과로 이 지역 내 위협으로서 북한의 성격이 앞으로 10년 동안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위협으로 부상한 상태이긴 하지만,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은 그 위협도를 현재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차원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문가들의 관심은 당장 무기 및 군사기술의 협력 가능성에 모아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북한으로부터 탄약과 대전차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 도입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북한이 그 반대급부로 러시아로부터 전략 및 첨단무기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는 과거 동서냉전 시절부터 미사일 경보 정보 분야에서 최첨단 감시·정찰·추적 자산을 운용해왔다. 이런 전략자산이 북한에 이식될 경우 북한은 단기간에 미사일 경보 분야를 강화할 수 있다.
한국이 미국과 일본과 북한의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며 미사일방어체계(MD)를 강화하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핵과 미사일 핵심기술 이전 가능성도 우려된다. 최근 북한은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이 디젤 엔진 기반 로미오급 잠수함의 건조나 개조를 러시아가 기술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군사 정찰위성 개발에 대한 지원도 북러 군사협력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주목된다. 러시아는 세계적 수준의 위성발사 대행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발사체 또는 위성체의 기술적 완성도를 북한에 지원할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것은 양국 관계가 준동맹으로 격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북중 동맹에 이은 북러 관계의 강화는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전선의 고착화로 연결된다. 역내 질서가 군비경쟁과 군사적 준비 태세 강화로 굳어지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재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성의 면담에 대해 "우리는 민감한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의 수준은 향후 미국의 대응과 북러 협력 강화를 지켜보는 중국의 반응 등에 따라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대중국 의존성을 분산하려는 북한의 행보에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국제 외교가의 관심이 되고 있다.
중국의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 "러시아와 조선(북한) 사이의 양자 교류"라고만 말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북한의 무기 지원 수준과 이에 대한 러시아의 대가 수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동북아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응한 북중러의 공동전선 형성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바디 국장은 "우리는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에 직면해 우리의 연합된 확장억제 태세를 최대한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계속 한국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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