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찻잔에 주전자로 물을 따르면 '쪼르르' 하는 청량한 소리가 난다.
조용한 다도를 위해 얇은 물줄기로 조금씩 붓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음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김호영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물을 따를 때 나는 소리가 물줄기 두께가 얇을수록 오히려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달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플루이드'에 발표했다.
물줄기가 얇으면 물이 떨어지며 물방울로 바뀌는 정도가 늘어나는데, 이 물방울이 물 표면에 떨어지며 더 큰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소량의 물을 실린더에 붓는 실험을 통해 물줄기가 물 표면에 닿기 전 거리의 3분의 1 이상 위치에서 물방울로 바뀌어야만 소리가 나는 것을 확인했다.
물줄기는 외부 환경에 반응하며 점차 표면 에너지가 줄어들며 결국 표면에너지가 작은 물방울로 바뀌는 '플라토-레일리 불안정 효과'를 겪는데, 이러면서 물방울로 어느 정도 바뀌고 난 후에 물에 떨어져야 소리가 나는 것이다.
연구팀은 물방울이 떨어지면 더 많은 공기가 물속에 갇혔다 빠져나오게 되면서 소리 크기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붓는 물의 양을 바꿔가며 분석해보니 물줄기가 두꺼울수록 물방울로 바뀌지 않는 만큼 소리가 작았다.
이런 생활 속 유체 움직임을 연구하는 유체역학 분야는 과학자들 사이 인기가 있는 연구 분야는 아니지만, 다른 분야에서의 응용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미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유체의 흐름에 따른 소리의 변화를 알아내면 혈류를 관찰하거나 영화 속에서 물의 소리를 합성하는 경우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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